“좋은 장비보다 세심한 배려에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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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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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장애지원센터, 장애 재학생들과 日나들이

시각장애 1급으로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김수미 씨(왼쪽)가 점자로 표현된 쓰쿠바대 지도를 읽으며 신기해하고 있다.쓰쿠바=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시각장애 1급으로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김수미 씨(왼쪽)가 점자로 표현된 쓰쿠바대 지도를 읽으며 신기해하고 있다.쓰쿠바=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장애인을 위한 좋은 장비보단 장애인의 입장에서 하나하나 배려해주는 것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고려대 장애학생지원센터는 14일부터 3일간 장애 재학생 7명과 도우미 2명을 데리고 일본 쓰쿠바대와 와세다대의 장애학생 지원센터와 프로그램을 둘러보는 특별한 나들이를 가졌다. 참가 학생들은 대부분 시각 청각 지체 정신 장애 1∼3급으로 처음 비행기를 탔다.

14일 쓰쿠바대를 찾은 학생들은 시설과 프로그램을 둘러보고 “감동의 물결”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학생들의 관심을 끈 장비는 지도와 같은 간단한 그림까지 특수한 용지를 이용해 점자로 인쇄하는 프린터였다. 쓰쿠바대는 고려대 학생들에게 쓰쿠바대 교내 지도와 설명을 점자로 인쇄해줬다.

시각장애 1급인 김수미 씨(영어교육과 2년)는 “문자뿐 아니라 그림까지 점자로 바꿔 주니까 쓰쿠바대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에서도 이런 걸 응용해 시각장애인에게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쓰쿠바대가 장애 학생을 위한 지원 항목을 학교가 결정해 베푸는 것이 아니라 장애학생들이 직접 필요한 것을 결정하는 학생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방식에 관심을 가졌다. 그중 최근 쓰쿠바대 메인 도서관에 만들어진 낭독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는 시각장애 학생이 책을 빌리면 자원봉사자가 미리 책의 주요 목차와 내용 일부를 읽어줘 필요한 책인지를 판별할 수 있도록 한다. 쓸모없는 책까지 빌리는 것을 막자는 장애인들의 요청을 반영한 것이다.

고려대와 쓰쿠바대 장애 학생의 만남 과정에서 쓰쿠바대 청각장애 도우미 학생들이 두 나라 장애 학생들의 발언 내용을 일일이 타자로 쳐서 바로 대형 스크린으로 보여주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오체불만족’을 쓴 오토다케 히로타다 씨가 졸업한 와세다대도 새로 지은 건물에 장애인을 위해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다.

고려대 장애학생지원센터는 2008년 문을 열어 현재 120명의 장애학생을 지원하고 있으며 2009년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이 실시한 지원체제 평가에서 대학 중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쓰쿠바=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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