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한국 영웅들’ 한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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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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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네팔대사관-네팔친선協
‘사가르마타 데이’ 한국 개최

주한 네팔대사관과 한국네팔친선협회가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제3회 사가르마타 데이 행사를 열고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한국 산악인과 유가족에게 기념패를 수여했다. 기념패를 받은 여성 산악인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곽명옥(고 지현옥 씨 대신 받음), 최오순, 김순주, 오은선 씨, 카말 프라사드 코이랄라 주한 네팔대사, 곽정혜, 고미란(고 고미영 씨 대신 받음), 송귀화, 김영미 씨, 김영도 대한산악연맹 고문. 이훈구 기자
주한 네팔대사관과 한국네팔친선협회가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제3회 사가르마타 데이 행사를 열고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한국 산악인과 유가족에게 기념패를 수여했다. 기념패를 받은 여성 산악인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곽명옥(고 지현옥 씨 대신 받음), 최오순, 김순주, 오은선 씨, 카말 프라사드 코이랄라 주한 네팔대사, 곽정혜, 고미란(고 고미영 씨 대신 받음), 송귀화, 김영미 씨, 김영도 대한산악연맹 고문. 이훈구 기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땅 에베레스트(8850m). 1953년 5월 29일 에드먼드 힐러리(뉴질랜드)에게 처음 발길을 허락한 세계 최고봉은 인간이라면 한 번쯤 꿈꾸는 곳이다. 힐러리의 초등 이후 하늘과 가장 가까운 봉우리를 향한 사람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지금은 상업 등반대를 포함해 매년 수백 명이 오르지만 산악인들에게 에베레스트의 의미는 여전히 남다르다.

한국인으로는 1977년 고 고상돈 씨가 처음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다. 네팔 정부 발표에 따르면 그 후 33년 동안 한국 산악인 101명이 110번 에베레스트 정상에 섰다. 세계 최고봉의 품에 한 번이라도 안긴 이들이 2일 한곳에 모였다.

주한 네팔대사관과 한국네팔친선협회가 주최한 제3회 ‘사가르마타 데이’ 행사가 열린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자리를 함께한 것. 사가르마타는 네팔인들이 에베레스트를 부르는 말이다. 네팔 정부는 2008년 에베레스트에 오른 산악인들을 기념하기 위해 사가르마타 데이(5월 29일)를 만들었다. 올해는 특별히 한국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산악인들을 초청했다. 에베레스트를 오른 산악인들과 유가족 모두에게는 기념패가 수여됐다.

행사에 참석한 산악인들은 저마다 에베레스트와의 인연을 떠올렸다. 히말라야 8000m 이상 14봉우리 등정을 에베레스트에서 시작한 박영석 씨(골드윈코리아 이사)는 “에베레스트는 히말라야의 중심이란 느낌이 있어 더 강한 이끌림을 받는다. 내가 계속 무엇인가를 하고 싶게 만드는 산이다”고 말했다. 그는 1993년 무산소 등정에 이어 2006년 횡단 그리고 지난해 남서벽 신루트 개척 등 3번 에베레스트 정상에 섰다.

에베레스트를 2회 이상 등정한 남자 산악인들이 기념패를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정 한국네팔친선협회 회장, 김재수, 김창호(고 박무택 씨 대신 받음), 이인, 박영석, 엄홍길, 허영호 씨. 이훈구 기자
에베레스트를 2회 이상 등정한 남자 산악인들이 기념패를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정 한국네팔친선협회 회장, 김재수, 김창호(고 박무택 씨 대신 받음), 이인, 박영석, 엄홍길, 허영호 씨. 이훈구 기자
허영호 씨는 지난달 아들 허재석 군과 함께 에베레스트에 오르며 한국에서는 가장 많은 4번 등정에 성공했다. 그는 “에베레스트는 오를 때마다 새롭다. 기회가 된다면 또 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1987년 세계에서 4번째로 겨울에 정상을 밟았고 이후 세계에서 겨울에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사람은 아직까지 없다.

여성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14봉우리를 완등한 오은선 씨(블랙야크)는 “2004년 에베레스트에 오르며 14좌 완등에 대한 자신감을 가졌다”고 전했다. 그는 다음에는 에베레스트에 오르고 싶은 사람들을 도와 의미 있는 등반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한국 산악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례적인 일. 행사를 주관한 이인정 한국네팔친선협회 회장은 그간 한국 산악인들끼리의 갈등을 의식한 듯 “서로가 아끼고 사랑하고 헐뜯지 않는 산악 문화가 이 자리를 통해 시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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