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 19명 정년퇴임

  • 입력 2007년 9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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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는 개교 60년을 넘어 ‘환갑’이 지났지만 아직도 정체성 문제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규장각 관장을 지낸 서울대 국사학과 정옥자 교수가 31일 오전 11시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정년퇴임식에서 서울대의 정체성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이날 정년퇴임하는 교수들을 대표해 퇴임사를 발표한 정 교수는 “서울대가 똑똑한 인재를 사회에 많이 배출했고 한국 현대사에 큰 비중을 지니고 있다”면서도 “‘서울대 폐지론’이 나오게 된 건 서울대 출신이 누려 온 특권의 짙은 그림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군사정권의 독재에 저항했던 민주화 운동도 대학의 비판의식에서 비롯됐다”며 “대학은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갖되 정치와는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 교수와 함께 퇴임한 언론정보학과 차배근 교수는 “정부의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은 취재 접근권을 봉쇄했다”며 “언론 보도를 통제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미 쓴 기사를 보고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아예 쓰지를 못하게 하는 건 원천적인 봉쇄”라며 “언론학자로서 속상하다”고 말했다.

2000∼2001년 제27대 한국언론학회 회장을 지낸 차 교수는 퇴임 이후 서양식 신문제도가 도입되기 전 한국의 전근대 언론사를 정리해 보고 4, 5권의 책을 펴낼 계획이다.

이날 정년퇴임한 교수는 정, 차 교수를 비롯해 오세영(국어국문학), 이명현(철학), 김홍우(정치학), 송문섭(통계학), 김성기(경영학), 이교일(기계항공공학), 권순국(조경시스템공학), 정진(농생명공학), 이홍식(수의학), 김민(기악), 신수정(기악), 김정자(국악), 김종선(의학), 이효표(의학), 허봉렬(의학), 김형국(환경계획학), 엄정문(치의학) 교수 등 19명이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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