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마라톤]“이웃사랑엔 통역이 필요없어요”

  • 입력 2007년 3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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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기록을 단축하는 것’이 마라톤의 전부는 아니다.

18일 열리는 2007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8회 동아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이상숙(53·양재천마라톤클럽·사진) 씨에게 마라톤은 명상이자 기도이고, 불우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특별한 이벤트’다.

영어동시통역사로 활동하는 이 씨는 2002년 세계적인 구호단체 ‘월드비전’의 한 행사에서 통역 일을 하다 ‘나눔’에 눈떴고 이후 우연한 계기로 마라톤을 하게 된 뒤 이 둘을 하나로 묶었다.

2003년 하와이 호놀룰루 출장 때 마침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같이 열리는 걷기 행사에 참여하려다 막연히 ‘뛰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하는 거 에티오피아의 가난한 소년들을 생각하며 완주해 보자고 결심했다. 지인 40여 명이 이 씨의 완주에 후원금을 냈고 이 씨는 5시간 12분의 기록으로 완주에 성공했다. 이렇게 모은 돈 600여만 원은 에티오피아의 교육시설 지원에 쓰였다.

2004년 대회 때는 태백 탄광촌에 공부방 짓는 것을 후원했고, 2005년 대회 때는 아제르바이잔의 장애 여성을 도왔다. 지난해엔 뉴욕 마라톤에 출전해 태풍 피해를 본 베트남의 아동시설 복구를 후원했다. 2004년 가입한 양재천마라톤클럽의 회원 41명도 이번 대회에서 ‘마라톤을 통한 후원’에 동참한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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