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월북 미군 45년만에 모습 드러내

  • 입력 2007년 1월 2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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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군으로 근무하다 탈영해 북한으로 갔던 제임스 드레스녹 씨가 김일성 주석에게서 받은 선물박스를 안고 있다. 1977년 처음 나온 것으로 가슴에 단 김 주석 얼굴 사진으로 보아 1970년대 말∼1980년대 초에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출처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
주한 미군으로 근무하다 탈영해 북한으로 갔던 제임스 드레스녹 씨가 김일성 주석에게서 받은 선물박스를 안고 있다. 1977년 처음 나온 것으로 가슴에 단 김 주석 얼굴 사진으로 보아 1970년대 말∼1980년대 초에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출처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
북한에 살고 있는 유일한 미국인 망명자 제임스 드레스녹(66) 씨가 45년 만에 화면을 통해 미국 시민들 앞에 나섰다.

영국 BBC방송은 23일 미국 유타 주 휴양도시 파크시티에서 열린 전 세계 독립영화인의 축제인 선댄스 영화제(18∼29일)에 출품된 다큐멘터리 ‘푸른 눈의 평양 시민’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화면에 나타난 드레스녹 씨는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공산국가에 충성을 맹세하고 살아온 45년을 회고했다.

체제에 적응하기 어려워 1966년 평양 주재 소련대사관에 망명하려 했다 퇴짜를 맞았던 일. 루마니아 여성과 결혼했다가 그가 죽자 토고계 여성과 재혼한 일. 자녀들은 당국이 잘 돌봐주고 있다는 자랑 등.

북한 주민들이 굶어 죽을 때 자기는 꼬박꼬박 일정한 배급을 받았다며 북한 지도자의 ‘융숭한 대접’을 자랑하고, 소련에 망명했더라면 지금쯤 러시아에서 배급도 못 받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1960년대 북한으로 넘어간 미군은 모두 4명으로 그중 한 명이 드레스녹 씨이다. 4명 중 2명은 이미 세상을 뜨고 나머지 1명인 찰스 젱킨스 씨는 2004년 탈북해 미국으로 돌아와 40년 만에 어머니와 상봉했다.

드레스녹 씨는 1962년 8월 21세의 나이에 북한으로 탈영했다. 드레스녹 씨는 197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배역까지 지목해 만든 20부작 정탐영화 ‘이름 없는 영웅’들에서 나쁜 미군 대위 역을 맡으면서 노동당원이 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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