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백의종군』 변호사 7명,시군법원 판사 자청

  • 입력 1998년 8월 24일 19시 22분


50대 변호사 6명이 보통 법관들도 별로 원치않는 변두리 시군법원판사로 새인생을 시작한다.

법조인으로서의 오랜 경험과 지혜를 지역사회를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하고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사법부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게 이들의 변.

대법원은 24일 9월 법관 인사를 단행하면서 고시 13회 출신인 전충환(全忠煥·59)변호사 등 50대 6명을 포함한 변호사 7명을 사상 처음으로 전국 시군법원 판사에 임명했다.

이들은 6월부터 대법원이 모집한 시군법원 판사직에 지원, 40여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경기 용인시와 제주시, 경기 김포시 등 시군법원 판사직을 맡게 됐다.

전변호사와 함께 새출발을 하는 법조인들은 제주지방변호사회장인 현영두(玄榮斗·55)변호사와 각각 부장판사와 부장검사를 지낸 신영길(申榮吉·56) 조병길(趙炳吉·53)변호사 등.

“시군법원은 사법부의 말초신경입니다. 돈을 벌 수는 없지만 사법부의 어디보다도 국민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곳에서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펼치렵니다.”

고시 동기들의 다수가 대법관으로 일하고 있는 전변호사의 판사지원을 법조계에서는 ‘백의종군’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변호사는 “사법부가 여러 면에서 어려운 상황이지만 남은 법조인 생활을 고향주민을 위해 봉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조변호사는 “검사와 변호사 생활을 했는데 법조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판사생활도 할 수 있게 됐다”며 만족해했다.

이들은 시군법원에서 정년인 63세까지 전세금 소송이나 협의이혼사건, 각종 조정사건을 전담하게 돼 경륜과 포용력을 충분히 발휘할 것으로 법조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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