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황영조 명예이사직 해촉 양측입장]

  • 입력 1997년 12월 1일 20시 03분


코오롱그룹이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를 평생임기를 보장했던 명예이사직에서 전격 해촉한 표면적인 이유는 회사방침 불이행. 코오롱의 송상수체육단장은 『일반 직원같으면 단 하루만 무단결근해도 「큰 일」이 나지만 우리는 황영조를 위해 1년여 동안을 참고 기다렸다』면서 『업무도 딱딱한 사무직이 아닌 스포츠단 관리를 맡겼는데 그는 최소한의 성의도 표시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이번 조치의 속사정은 다르다. 황영조가 지나칠 정도로 독선적이고 사생활이 문란하다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다. 코오롱은 황영조가 선수시절 동료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해 그를 위한 별도의 숙소를 마련해야 했다. 지난해 동아국제마라톤에서의 참패 뒤 와일드카드로 애틀랜타올림픽에 출전하라는 권고를 뿌리치고 팀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은퇴한데 대해서도 못내 서운한 눈치. 또 지난해엔 자동차사고를 비롯, 스캔들이 끊임없이 터져나왔고 마라톤과는 전혀 관계없는 방송출연 해외여행 암벽등반 스킨스쿠버 등이 기사화되면서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코오롱은 마침 불어닥친 경제불황에 따라 9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1억원의 격려금과 6천만원씩의 연봉을 타간 황영조의 상품가치를 재평가, 「해촉」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황영조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반응. 코오롱그룹 이동찬명예회장이 92년 9월 약속한 평생이사직을 불분명한 이유로 폐기처분하는 것은 횡포라는 논리다. 그는 『공인으로서 언행을 조심해야 하겠지만 나는 혈기왕성한 20대의 보통 젊은이 중 한 사람』이라면서 코오롱이 생트집을 잡아 자신을 생매장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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