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후보 인터뷰／김대중］『지역대결 이젠 끝내자』

《오는 12월18일에 있을 제15대 대통령선거는 일단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후보와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후보, 자민련 金鍾泌(김종필)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긴급인터뷰를 통해 여야 3당 후보의 대선에 임하는 포부와 전망, 상대후보에 대한 평가 등을 들어본다.》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는 여야 3당의 대통령후보가 확정된 후 22일 처음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야권후보단일화가 성사되면 대통령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총재는 또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후보의 선출로 불행한 지역대결구도를 마감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는 점을 유독 강조했다. ―신한국당 이회창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법률가 출신으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대표는 여당후보로서 자신의 말대로 당리당략이나 개인의 이익보다는 역사상 첫 공명선거를 실현하기 위한 개혁입법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 공명선거 반드시 돼야 ▼ ―당내에서 李壽成(이수성) 李仁濟(이인제)후보보다 이회창후보가 더 유리하다는 견해가 있었는데…. 『특별히 유리하거나 불리한 후보는 없다. 다만 우리는 일관되게 이회창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충실히 대비해 왔다. 따라서 승산에는 흔들림이 없다』 ―충남 예산이 고향인 이회창후보의 당선으로 예산재선이나 오는 12월 대선에서 충청권표가 잠식당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가. 『예산선거에는 약간 영향을 줄 것이다. 예산유권자들이 큰 안목에서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믿는다. 대선에서는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와 내가 뭉치면 충청권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차기대통령이 갖춰야 할 자질을 꼽는다면…. 『무엇보다 차기대통령은 공명선거에 의해 당선돼야 성공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야말로 관권 금권 지역감정 용공조작 모략선전 등 5대 악(惡)을 제거하고 정책대결을 통해 대통령을 결정해야 한다. 차기대통령은 평화적인 남북통일과 경제재도약을 이뤄낼 비전과 철학, 정책을 갖춘 사람이 돼야 한다. 이런 것들은 국내적인 사고만으로는 안되며 국제적인 감각과 전략이 있어야 한다』 ―이회창후보가 그런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보는가. 『그것은 여러분들이 평가할 문제다』 ―이인제경기지사가 신한국당경선에서 선전한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가. 『젊음을 과시하고 朴正熙(박정희)전대통령의 이미지를 차용한 전략이 성공한 것 같다. 그러나 경륜이 부족한 것이 결정적인 흠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국당경선을 보고 실망한 것은 崔秉烈(최병렬)후보처럼 끝까지 소신있게 정책대결을 펼친 후보에게 2백여표밖에 주지 않은 사실이다. 이것이 신한국당의 현주소다』 ―오는 대선에서는 「정권교체」와 「3김 청산」의 대결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책은 무엇인가. 『3김청산은 국민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다. 그런데도 여당이 누구는 대통령이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또 현시점에서 3김청산보다는 50년의 1당지배를 청산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민주정치는 정당정치이며 여야가 교대로 정권을 맡는 제도다. 여당만 계속 정권을 갖다보니 全斗煥(전두환) 盧泰愚(노태우)전대통령 같은 부정부패가 생긴 것이다. 50년동안 정권이 한쪽의 이익만을 대변해왔으므로 이제는 중산층 농민 노동자의 이익도 함께 대변할 정권이 들어서야 한다』 ―신한국당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이탈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남의 당 일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 ―여권이 분열하면 김총재가 「다자필승론」을 검토하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예측이 있는데…. 『우리의 일관된 목표는 후보단일화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 「대통령―총리 분리」고려 ▼ ―김종필총재와의 후보단일화는 성공할 것으로 보는가. 『양당 대표들이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했으므로 빨리 결론이 날 것이다. 잘 될 것이다. 여당후보도 결정됐으니 늦출 이유가 없다. 다만 여권에서 후보단일화를 저지하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는 정보가 있다. 이 점만 경계하면 된다』 ―후보단일화가 되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나. 『승리는 확실하다. 국민도 처음에는 단일화가 안될 것이다, 되더라도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으나 이제는 단일화가 돼야 하며 될 것이라고 태도가 바뀌었다』 ―후보단일화협상을 촉진하기 위해 「내각제수용」과 「15대국회내 개헌」을 먼저 자민련에 제의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협상팀에 전권을 위임했으니 지켜보자. 단, 누구를 후보로 할 것이냐의 문제도 함께 다뤄져야 한다』 ―후보단일화의 한 기준으로 여론조사도 거론되고 있는데 단일화방법에 대한 다른 복안은 없는가. 『차기대통령의 5년임기를 반으로 나눠 전반부에 대통령을 하는 사람은 후반부에 내각제하에서의 총리를 맡지 않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 ―영남권이 독자적인 후보를 낼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가. 『영남권에서 제4의 후보가 나온다 해도 지역대립에 대한 영남유권자들의 인식이 많이 변했고 여권표가 많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불리하지 않을 것이다. 영남지역은 많은 유권자가 있고 큰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영남권후보가 안나오더라도 국정에서 소외돼서는 안된다』 〈최영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