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INSIGHT]생산성 높은 기업은 무엇이 다른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2일 2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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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생산성 하락은 국가 경쟁력을 약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지난 15년간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은 연평균 1.4%에 그쳤는데 이는 1984년 이후 증가율인 2.2%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동종업계 기업 간 생산성 격차는 점점 더 커지는 추세다. 조사 결과 제조업에서 생산성이 높은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생산성이 약 5.4배 높았다. 또한 제조업의 2019년 생산성 격차는 1989년에 비해 25%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생산성 격차의 확대는 일부 선도 기업들의 가파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기업의 성장이 정체된 탓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뒤처진 기업들은 어떻게 선도 기업의 생산성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선도 기업의 전략에서 다음의 4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선도 기업은 디지털화에서 가치를 포착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화 수준은 생산성 향상과 관련성이 크며 특히 선도 기업이 동종업계 기업보다 기술 혁신에 더 능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기술에 대한 투자가 생산성 향상으로 직결되는 건 아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기업은 디지털 혁신으로 기대되는 가치의 약 25∼30%만 실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투자에만 급급할 뿐 디지털 전략에 맞춰 경영 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선도 기업은 혁신을 통해 기존 업무 방식을 보강하는 데서 나아가 운영을 디지털화하고 조직을 재구성한다.

둘째, 선도 기업은 연구개발(R&D), 지식재산권, 직원 역량 같은 무형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필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선도 기업은 다른 기업에 비해 무형 자산에 2.6배 더 많이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형 자산에 투자할 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무형 자산 투자에 따른 이익은 초기에는 적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증가해 J커브를 그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셋째, 선도 기업은 미래 기술 활용에 필요한 숙련된 인재를 양성해 인재 전쟁에서 승리한다. 이런 기업은 직원 경험의 가치를 잘 인지해 실무 교육 프로그램에 투자하며 부모가 된 직원이나 고령 근로자 등이 계속해서 노동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넷째, 선도 기업은 새로운 시장에 접근해 이해관계자들과 창조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는 등 시스템적인 사고방식을 취한다. 이 기업들은 글로벌 가치사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아이디어 및 인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 또한 공급업체 및 고객과 협력해 공유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공공 부문과 긴밀히 협력하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앞서 언급한 4가지 전략은 형태와 규모를 막론하고 모든 기업이 적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리노이주의 한 소도시에 위치한 식품 서비스 유통업체 닷푸즈다. 이 회사는 우수한 직원을 유치하기 위해 유연한 휴가 사용이 가능하도록 교대 근무 일정을 개선했다. 직원들의 기피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투자하는 등 운영 전반에 기술을 적용했으며 장비 작동에 필요한 기술을 직원들에게 꾸준히 교육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최대한 빨리 받을 수 있도록 물류를 디지털화했으며 비디오 및 사진으로 가득한 맞춤형 로컬 브랜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닷푸즈는 현재 미국 최대의 식품 서비스 유통업체로 성장했으며 공급업체 1000곳의 제품 12만5000여 개를 50개 주 전역에 배송하고 있다.

닷푸즈 사례는 중소기업 또한 대기업 못지않게 높은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실제로 미국에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면서 수익성도 높은 소규모 비상장 기술 기업이 많다. 규모나 업종은 기업의 운명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없으며 어느 기업이나 생산성을 선도 기업에 못지않은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 한 국가의 번영과 복지는 이런 기업들이 이뤄내는 생산성의 기적에 달려 있다.

이 원고는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 아티클 ‘생산성이 높은 기업은 무엇이 다를까’을 요약한 것입니다.

찰스 앳킨스 맥킨지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파트너
아수토시 파디 맥킨지 북미 법인의 선임 파트너
올리비아 화이트 샌프란시스코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의 선임 파트너
정리=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생산성 높은 기업#디지털화#무형 자산#숙련된 인재 양성#창조적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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