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오피니언

경찰국, 警 중립훼손과 상관없다[기고/김민호]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입력 2022-06-27 03:00업데이트 2022-06-27 03: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3일 경찰 조직의 노동조합 격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정안전부 소속 경찰국 설치안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우선 법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경찰국의 신설’과 ‘정치적 중립 훼손’ 사이에 인과관계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치적 중립이란 ‘특정의 정파나 정치권력의 지배로부터 독립해 국민 전체의 봉사자 또는 수임자(受任者)로서 본분(本分)을 다하는 것’을 말한다. 경찰 역시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지휘·감독을 받는 행정조직의 일부다.

검찰도 마찬가지다. 검찰 역시 행정조직이므로 대통령과 소속 장관의 통제를 받는 것이다. 법무부 검찰국이 검찰의 인사 및 예산을 통제하지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견제와 균형, 권한의 집중을 막기 위해 수사권과 인사·예산권을 분리한 것일 뿐 정치적 중립성과는 관련이 없다.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는 경찰의 주장은 ‘정치적 중립성’의 보장보다는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독립적 조직’을 요구하는 것이다.

경찰의 ‘독립(?)’이 성립된다면 국군의 독립도 가능한 것인가? 대외적으로 국토를 방어하고, 대내적으로 치안을 유지하는 것은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다. 대통령은 군대에 대한 국군통수권을 가지듯이 경찰에 대해서도 당연히 지휘·감독할 권리를 가진다. 이런 기관 구성의 원리를 무시하고 경찰의 중립성을 강조하며 경찰의 ‘독립’까지 나가는 것은 지나친 논리 비약이다.

문재인 정부의 ‘검수완박’ 강행 처리로 대한민국 경찰은 유사 이래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공룡경찰이 됐다. 무소불위의 권한남용을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당연히 마련돼야 한다. 경찰청장에게 인사권, 예산권, 치안정책 권한까지 모두 집중돼 있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견제할 제도적 장치는 없다.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국가경찰위원회’가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경찰위는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이 없다. 그간 국가경찰위는 행안부 장관의 자문기구에 그칠 뿐 실질적으로 경찰을 견제·통제하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일부에서는 국가경찰위를 대통령 또는 총리실 직속의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해 실질적 통제 권한을 강화하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불필요한 옥상옥이 될 뿐 경찰의 견제 및 통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합의제 행정기구에서 예산권 및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행정조직법의 기본 원리상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경찰의 정치적 중립은 경찰 스스로 사명감을 갖고 본연의 임무를 다할 때 지켜지는 것이다. 오히려 조직 이기주의적 발상으로 ‘정치적 중립’을 ‘조직의 독립’으로 착각하거나 호도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경찰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조직의 독립’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