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동맹과 함께 中 포위”… 눈치 보다 끌려가는 외교 안 된다

동아일보 입력 2021-03-05 00:00수정 2021-03-0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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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3일 중국에 대한 견제의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외교안보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첫 외교안보 전략문서인 24쪽짜리 ‘국가안보전략 중간지침’에서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중국은 21세기의 가장 큰 지정학적 시험”이라며 “안정적이고 개방된 국제시스템에 도전할 유일한 국가”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중국과의 관계는 당연히 경쟁적이고, 가능하다면 협력적이며, 그래야 한다면 적대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새 행정부의 중국 견제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지만 최우선 전략으로 공식화한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과거 행정부에선 대선 도중 중국을 거세게 비판하다가 막상 집권 뒤엔 태도가 바뀌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정책도 최소한 톤이 완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새 외교안보팀 인준 과정에서도 나타났듯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세적 기조를 그대로 이어갈 것임을 확인한 것이다.

백악관 지침과 국무장관 연설은 모두 안보전략의 우선순위로 코로나19부터 기후변화, 경제 회복까지 두루 짚었지만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주제는 중국 대응전략이었다. 민주주의 회복도, 동맹 복원도, 기술 주도권 확보도 결국 중국의 도전을 억제하는 데 맞춰졌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가 빠져나간 자리를 중국이 차지했다”며 리더십 회복을 다짐했고, 백악관 지침도 “중국이 아닌 미국이 국제 의제를 설정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다만 정책의 실행 스타일은 트럼프식 원맨쇼 담판이나 관세 폭탄 같은 일방주의와는 다르다. 트럼프 행정부가 먼저 저지르고 주변국에 따르라고 요구하는 것이었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먼저 어느 편인지 확실히 해놓고 스크럼을 짜서 압박하는 방식이다.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미루며 대세만 엿보던 한국 외교는 이제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머뭇거리다 억지로 끌려가선 안 된다. 한일관계 복원도, 인도태평양전략 동참도 더는 눈치 볼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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