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김창학]초빙교장제 안착시키려면 불합리한 승진제도 고쳐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김창학 증산중 교감
김창학 증산중 교감
새해 초부터 교육계가 양분되는 모습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26일 교육공무원 임용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부터다.

교육부는 이번 입법예고에서 평교사나 교장 자격증이 없는 교사도 교장으로 선정하는 내부형 자율학교 결원 교장의 경우 그동안 15% 이내에서만 응모 기회를 주던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교육경력 15년 이상자에게 무조건 문호를 열겠다는 것이다. 교장 자격이 없어도 15년 이상만 교육경력을 갖추면 공모에 응모할 기회를 부여해 학교 현장의 변화를 모색한다는 방침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찬성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대의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에서는 무자격 교장 공모에 심한 반발을 하고 있다.

외부 초빙 교장의 경우에도 그동안 교장 결원의 3분의 1∼3분의 2 범위 내에서 시행하던 비율을 100%까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교육부 방침이다. 한국교총은 이 방안 역시 날 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왜 한국교총은 반대하고 전교조는 찬성하고 있는가?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두 교원단체의 시각차를 이해할 수 있다.

전교조 입장에서 보면 학교 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한 교사보다는 점수경쟁에 함몰해 점수 따기에 혈안이 된 교사들이 많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교육개혁에 앞장선 교사들의 승진 통로가 비좁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반면 한국교총 입장에서는 내부형 교장 선정 방식을 100%로 운영하면 코드 인사, 보은 인사 등이 만연해 특정 교원단체의 전유물로 전락하기 쉽다는 시각 때문에 강력히 반대 투쟁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승진제도와 관련해 교육부가 안이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감 승진을 하려면 대학원 점수가 필요하다. 그런데 교감에서 교장으로 승진할 때는 교감 승진 때와는 또 다른 대학원 점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교장 승진을 앞둔 교사들이 대학원을 다시 다니기 위해 서울에서 멀리 지방까지 헤매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 같은 제도를 운영한 교육부의 태도 때문에 일선 학교 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하기보다는 점수 따기에 급급한 현실을 지켜보는 현장 교사들은 답답할 뿐이다.

이제 불합리한 승진 규정을 합리적으로 개정하고 점수 경쟁에서 벗어나 학교 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한 교사가 승진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내부형을 확대할 경우에도 특정 단체의 전유물로 전락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와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김창학 증산중 교감
#교육부#교육공무원 임용령 개정안#한국교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