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송영무]국방개혁, 미룰 수 없는 국민의 命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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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국방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군대는 나라의 근간이다. 일제강점기, 36년간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도 우리가 정체성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자발적으로 일어난 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독립의 투지를 키웠던 신흥무관학교의 정신과 광복군 등 수많은 독립군의 투쟁은 우리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이다. 암흑 같은 그 시기에도 그들은 외로운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그것은 억압과 착취로 고통 받던 우리 국민들에게, 그래도 아직 ‘대한(大韓)’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처절한 외침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독립을 위해 투쟁하던 그 정신은 6·25전쟁의 포성 속에서 다시금 발현되어 하나밖에 없는 청춘들의 목숨이 국가를 위해 쓰러져갔다. 기꺼이 싸움에 앞장섰던 순국선열의 고귀한 희생을 딛고 오늘의 ‘대한민국’과 ‘국군’이 있다. 이 소중한 두 이름을 지키기 위해 지금 우리는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북한은 6차 핵실험과 잇따른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반복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 전 세계를 분노케 하며 우리 국민의 안보 불안을 유발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대화 제의와 강력한 제재를 병행하며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지만, 오히려 북한은 도발의 빈도를 높이며 무모한 행동을 하고 있다. 모든 대북 정책의 전제는 강력한 국방력에 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우리 군은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 국가와 국민을 지키고 다음 세대에 스스로 운명을 지켜낼 수 있는 자주 국방의 강군을 물려주기 위한 ‘국방개혁’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자 시대적 소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군은 몸집이 둔하고 비대한 공룡에 비유된다. 21세기 전장 환경은 급변하고 있으나, 군의 비대화와 관료화는 우리 군의 발목을 잡고 있다. 우리 군은 ‘싸우는 방법(How to Fight)’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민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쟁 패러다임에 맞게 전환할 것이다. 이는 합동 전력을 공세적으로 운영하는 ‘표범같이 날쌘 군대’를 목표로 한다. 최단기간에 최소 희생으로 승리할 수 있는 표범 같은 군대는 위기상황에서 강력한 힘으로 우리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해 줄 것이다. 이렇듯 작금의 국방개혁은 빈틈없는 대비태세와 맞닿아 있기에 더욱 중요하다.

현재 국방부는 민주적 통제를 근간으로 하는 국방부 문민화, 상호보완적이고 굳건한 한미동맹의 발전과 더불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대비 같은 새 정부의 강력한 국방개혁 의지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수행 중이다. 고칠 개(改)와 가죽 혁(革)으로 조합된 개혁은 가죽을 벗기는 아픔이 동반된다고 한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인위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이기에 고통과 저항이 수반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군이 개혁해야 하는 이유는 국민이 신뢰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군대를 만들라는 국민들의 절박한 함성을 더는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군 역시 자성에서 비롯되는 변화를 위해 ‘혁신하는 국방,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이라는 운영 목표를 확립하여 변화의 첫발을 내딛고 있다.

잃어버린 나라를 찾으려고 싸웠던 순국선열들에게 ‘국군(國軍)’이란 얼마나 그립고 부러운 단어였을까. 국방 수장으로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제69주년 국군의 날을 계기로, 국방개혁을 통해 우리 국군의 고귀한 두 글자를 빛나게 할 것을 약속드린다. 다만 성공을 위한 조건으로 국방개혁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긍정적인 기대와 공감이 필요하다. 국민과 함께하는 우리 국군이 국방개혁을 이루어내어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욱 높일 것임을 다짐하며, 국민 모두의 애정 어린 성원을 기대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군대#국방개혁#북한 6차 핵실험#북한 미사일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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