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문태학]‘착한 운전’ 바라는 만큼 배려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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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학 도로교통공단 교수
문태학 도로교통공단 교수
동아일보가 ‘시동 꺼! 반칙 운전’에 이어 올해 시작한 ‘시동 켜요 착한 운전’은 선진교통문화를 지향하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캠페인이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사소한 시비로 인한 위협 운전이나 보복 운전이 왜 문제가 되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고속도로에서 고의적인 급정지로 사망사고 유발, 앞차가 진로를 양보하지 않았다며 저지른 삼단봉 차량 파손, 경음기를 울렸다고 가스총으로 위협, 좁은 길에서 운전 시비로 빚어진 고의적인 상대 운전자 충격…. 이 사례들은 대부분 보복 운전에서 비롯된다. 보복 운전은 운전 미숙이나 위험한 운전에 맞선 급차로 변경, 급제동, 심하면 상대편 차 밀어붙이기가 있다.

블랙박스가 나오기 전에는 보복 운전의 정황이 있다 해도 명확한 목격자가 없는 한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블랙박스 등 영상매체를 통해 보복 운전으로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는 사건이 많이 늘고 있다.

고의적인 보복 사고일 때 형법상 ‘위험한 물건에 의한 폭력죄’로 처리돼 부상자가 발생하면 3년 이상 징역형에 해당되고 사람이 사망했다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로 처벌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순간적인 화를 못 참고 보복 운전을 하면 무거운 형사처벌과 함께 보험처리도 되지 않아 어렵게 모은 재산을 몽땅 날릴 수도 있다.

운전하다 보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잠깐 다른 생각을 하다 남의 차를 깜짝 놀라게 할 수도 있고 놀란 마음에 앞차에 경적을 울릴 수도 있다. 나 때문에 상대방이 놀랐을 땐 미안하다는 의사 표시와 양보로 내 실수를 인정하는 운전 습관이 필요하다. 상대가 실수할 경우에는 그 자동차에 나의 가족이 타고 있다는 생각으로 조금만 참고 여유를 가진다면 화난 마음이 가라앉을 것이다.

도로에서의 다툼과 보복 운전을 예방하려면 진로 변경 때 방향지시등 켜기, 일몰 전 전조등 켜기, 고속으로 주행하더라도 뒤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차에 진로 양보해 주기, 좁아지는 길에서 방향지시등 켜고 끼어들려는 차에 양보해 주기 등 운전하면서 내가 상대방에게 바라던 바, 원하던 바를 내가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에게 해주겠다는 마음, 즉 역지사지의 태도를 가지면 훨씬 더 안전하고 행복한 운전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문태학 도로교통공단 교수
#배려#운전#블랙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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