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윤영균]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숲’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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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균 국립산림과학원장
윤영균 국립산림과학원장
아시아에서 국민 행복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아시아 서남부 히말라야산맥 동부에 위치한 부탄이다.

부탄은 2006년 ‘비즈니스위크’의 국민행복지수 조사에서 아시아 국가 중 1위와 전 세계 국가 중 8위를 차지했다. 부탄이 이런 행복수준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부탄은 우리나라처럼 국토 면적에서 숲의 비중이 높은 산림 국가이며 숲에서 누리는 행복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부탄은 텔레비전과 인터넷이 1999년에 처음 도입될 만큼 경제적 성장 및 기술적 근대화 속도가 느렸다. 하지만 2008년에 국왕이 직접 나서서 절대군주제를 포기하고 입헌군주제로 전환할 정도로 사회적 의식은 높았다. 부탄의 헌법에서는 국민 행복을 국가가 추구해야 할 기본 이념으로 채택해 국민을 위한 네 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중 ‘산림면적이 영구히 국토의 60% 이상이 되도록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현재 부탄의 국토 대비 산림 비율은 68%이고, 전체 국토 면적의 26%가량이 국립공원 등 자연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부탄은 1990년대에 목재 수출 및 대형 목재산업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외화 획득에 주력한 적도 있었지만 산림 벌채가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3년 만에 관련 사업들을 중지했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예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누릴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부탄연구센터의 카르마 우라 소장은 “매일 숲을 찾아 한 시간 정도 숲길을 걸어야 한다. 특히 도시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행복한 나라 부탄의 지혜’·공명)

지난해 7월 국립산림과학원의 ‘산림복지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산림복지가 개인적, 사회적 차원 모두에서 그 필요성이 높게 인식되고 있었다. 또한 과거 우리 국민의 산림 이용이 단순히 등산에 치중됐다면 오늘날은 더욱 일상적인 차원에서 생애주기와 밀착된 다양한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숲에 On(온)’이라는 검색어를 인터넷에 입력하면 산림복지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행복한 나라 부탄처럼 우리도 숲에서 행복의 지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윤영균 국립산림과학원장
#국민행복지수#숲#부탄#국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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