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고미석]팝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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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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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앞 청계광장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단골장소가 있다. 바로 다슬기 형태의 알록달록한 조형물 주변이다. 2006년 등장한 이 조형물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상징한 ‘스프링(Spring·샘)’이란 작품이다. 스웨덴 출신 팝아트 작가 클래스 올덴버그(84)가 만들었다. 그는 햄버거 빨래집게 톱 립스틱 등 일상에서 접하는 사물을 뻥튀기한 듯 제작한 조형물로 명성을 얻었다.

▷팝아트란 만화 상표 광고 영화 등 대중에게 익숙한 이미지나 상품을 예술의 범위 안에 수용한 현대미술의 흐름을 뜻한다. 대기업의 비자금 사건에 휘말려 한동안 세간의 화제였던 그림 ‘행복한 눈물’의 작가 로이 릭턴스타인(1923∼1997)도 팝아트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다. 당시 작가와 작품 이름이 워낙 언론에 자주 오르내려 미술에 문외한이던 사람들도 팝아트란 단어가 아주 낯설지는 않을 터다.

▷팝아트의 슈퍼스타로는 앤디 워홀(1928∼1987)이 첫손에 꼽힌다. 미국 뉴욕의 작업실을 예술작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장이란 의미에서 ‘팩토리(Factory)’라고 명명한 워홀은 이런 말을 남겼다. “돈 버는 것이 예술이고, 일하는 것 역시 예술이다. 그리고 괜찮은 사업이야말로 최고의 예술이다.” 워홀보다 앞서 1956년 영국에서 팝아트의 출발점이 된 작품을 발표한 작가는 리처드 해밀턴이다. 그는 “팝아트는 대량생산되고, 젊고, 위트가 있으며, 섹시하고, 교묘하며, 매력적인 큰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해밀턴의 예언대로 팝아트의 매력은 그 어떤 미술 운동보다 대중의 인기와 공감을 얻었다. 최근 국내에선 20대 여성 팝 아티스트의 행동이 구설에 올랐다.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그는 육영수 여사의 실물크기 패널 앞에서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고 ‘손가락 욕’을 하는 사진과 “무지는 계몽해야 하고 죄이자, 폭력”이라고 쓴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트위터에 “1980. 5. 18 대량살인을 정당화한 유신정권”이라고 역사적 사실을 잘못 파악한 내용도 올렸다. 남 계몽하기에 앞서 나부터 제대로 공부할 일이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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