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송명재]사용후핵연료 문제 해결에 지혜를 모을 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송명재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사장
송명재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사장
원자력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풀어야 할 중요한 숙제 중 하나가 사용후핵연료에 관한 문제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전 세계 원전 운영 국가들의 공통된 과제다. 400기가 넘는 원전에서 매년 1만2000t 이상의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아직 고준위폐기물 처분장을 운영하는 국가는 없다. 우리나라는 현재 원전의 임시저장시설에서 관리하고 있으나 조만간 저장용량이 포화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원전을 많이 운영하면서도 국토가 협소한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의 부피를 줄이는 감용 처리 노력이 필요하다. 자원의 재활용과 함께 감용 처리가 가능한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한미 원자력협정의 개정을 미국에 계속 요구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미국은 핵 확산 문제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우리의 요구를 쉽게 수용하지 않고 있지만, 사용후핵연료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근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우리나라로서는 어떻게든 미국의 동의를 얻기 위한 노력을 끝까지 할 필요가 있다.

감용 처리 문제와는 별개로 사용후핵연료는 궁극적으로 그 자체 또는 고준위폐기물의 형태로 땅 속 깊숙한 곳에 처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적합한 터를 선정해야 하고,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오랜 시간의 기술개발 활동이 필요하다. 원자력 선진국들조차 고준위폐기물 처분장 운영목표를 2030년 또는 2040년 이후로 잡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원전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국가 중추 에너지로서 원자력을 지속적으로 이용해 나가기 위한 국가 과제다.

송명재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사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