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32>일관성을 흔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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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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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변화를 꾀하는 건 현대사회에선 덕목이 될 수 있다. 스스로 고정된 생각에 매몰된 건 아닌지 의심해보자.
다양한 변화를 꾀하는 건 현대사회에선 덕목이 될 수 있다. 스스로 고정된 생각에 매몰된 건 아닌지 의심해보자.
우리는 일관성에 긍정적인 가치를 부여한다. 특히 일관성은 신뢰성과 결합해 사람의 말과 행동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처음에 한 말과 나중에 하는 말이 다르지 않아야 사람과 그 사람의 말을 신뢰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고사성어가 바로 ‘조령모개(朝令暮改)’다.

전한(前漢) 문제(文帝) 때 변방에 흉노족이 자주 침략해 약탈을 자행했다. 이를 막기 위해 농민들은 수비대로 나서야 했다. 그러다 보니 식량이 부족해졌다. 그러자 정부는 인근 농토에서 농민들이 있는 변방으로 곡식을 옮기는 사람을 뽑아 그들에게 벼슬을 주기로 했다. 이를 보고 한 관리가 ‘조령모개’라고 비판했다. 이는 ‘아침에 명령을 내리고 저녁에 법령을 거둔다’는 뜻. 흉노족의 침략이 줄면 사라질 수밖에 없는 벼슬을 급하게 추진하는 것을 지적하며 법이나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지 못하면 민중의 신임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남에게 의도적으로 피해를 주거나 속일 목적이 아니라면 조령모개는 변화하는 시대에서 가장 빠르게 현실에 적응하는 덕목이 될 수 있다. 시대가 변했는데도 과거부터 자신이 가진 신념을 계속해 지키려고 하거나, 혹은 과거의 원칙 때문에 현실의 능동적인 변화를 꾀하려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 ‘인지일관성(cognitive consistency)’은 사람이 특정한 인지 요소에 대해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태도를 말한다. 평소 좋은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한 실제 행동과 의미를 정확하게 판단하기보다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이는 현실을 왜곡하고 판단을 흐릴 수 있다.

일관성에 대한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보자. 일관성의 이면엔 ‘변하려 하지 않는 수동성’이 내재돼 있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배어 있는 일관성을 의심해 보자. 자신의 고정된 생각을 흔들어 보자. 새로운 흔들림 사이로 이제껏 잠재돼 있던 또 다른 창의가 생겨날 것이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투자#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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