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해외 일자리, 청년은 도전하고 정부는 지원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7일 03시 00분


정부가 발표한 1월 15∼29세 청년(재학생 제외)실업률은 8.0%지만 실제 실업률은 20%가 넘는다는 관측이다. 15∼34세 실업인구 중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교육이나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사람이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부모에게 기대 사는 ‘캥거루족(族)’이다. 경제 여건을 감안하면 올해도 국내에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기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하는 한국형 원전 4기를 짓고 운영하는 데 2020년까지 매년 1000∼4000명의 인력이 필요하다. UAE는 원전 운영인력을 전원 한국에서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 젊은이들이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젊은 세대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해외 원전 사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1970년대 한국 경제성장의 디딤돌이었던 해외건설은 지금도 외화와 함께 일자리를 제공해준다. 건설업계는 올해 중동에서 400억 달러를 포함해 700억 달러의 해외 공사 수주를 예상해 일자리 창출 전망이 밝다. 중동 건설현장이라면 모래바람 날리는 사막을 떠올리기 쉽지만 해외 파견자들은 전문성을 갖춘 관리직이 대부분이며 특급호텔 같은 숙소에 머물고 4개월에 한 번씩 휴가를 받는다.

연수 봉사 등을 위해 해외에 나가 있는 대학생이 3만 명에 이른다. 해외에 배낭여행을 떠나본 젊은이도 많다. 그런데도 막상 취업을 할 때는 대기업 공무원 공기업에 몰린다. 고교를 마치면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구미(歐美) 젊은이들처럼 우리 젊은이들도 부모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해외 일자리도 좋은 도전 대상이다.

정부는 젊은이들의 중동 도전을 돕기 위해 건설이나 원전 시공 등 다양한 실무교육을 시키고 해외건설 대기업의 병역특례 대상자 수를 늘릴 계획이다. 병역특례 확대는 3년 전 당시 한나라당도 내걸었다가 흐지부지된 적이 있다. 정부가 약속한 중동 진출 근로자에 대한 면세혜택 확대도 추진해야 한다. 중동 취업 상담센터와 아랍어 연수센터 등을 확대 운영할 필요가 있다.

막대한 오일 달러와 재스민 혁명 이후 재건 열기를 바탕으로 1970, 80년대 못지않은 중동 붐이 예고되고 있다. 도전의식으로 무장한 한국 젊은이들이 해외의 좋은 일자리를 선점한다면 국내의 구직난(求職難) 해소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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