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軍 새 지휘부, 국민 안심시킬 태세 보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1일 03시 00분


우리 군의 최고 작전책임자인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비롯한 대장급 4명이 교체된다. 합참의장에는 정승조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이 내정됐다. 해군 참모총장에는 최윤희 해군 참모차장, 연합사 부사령관에는 권오성 합참 합동작전본부장, 1군사령관에는 박성규 육군교육사령관이 각각 중장에서 대장으로 진급해 임명된다. 군 상부지휘구조 개편이 추진 중이고 2015년 전시작전권 전환을 앞두고 있어 이번 인사에 대한 군 안팎의 관심이 크다. 군 수뇌부 교체는 무엇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군의 대비 태세와 대응능력 강화에 도움이 돼야 한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1년(11월 23일)을 앞둔 한반도 안보 상황은 여전히 불안하다. 북한은 천안함 포격과 연평도 도발에 대해 사죄하기는커녕 ‘전면 전쟁’을 들먹이며 대남(對南) 협박을 거듭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그제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심리전 본거지에 대한 직접 조준격파 사격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임의의 시각에 실전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지난해와는 다른 형태의 도발을 할 가능성도 크다. 왕재산 간첩단 사건과 탈북자 독살 시도에서 드러났듯이 북한은 요인 암살과 주요 시설 파괴를 노린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로 강화됐던 우리 사회의 대북(對北) 경계심이 시간이 지나면서 풀어지고 있는 징후가 보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둔 선거 바람에 휩쓸려 대북 유화론이 힘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군은 조금도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지난해 북한이 처음으로 우리 영토에 대한 포격 도발을 했음에도 우리 군은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연평도 현지 부대는 우왕좌왕했고 합참의장은 강력한 응징 명령을 내리지 못했다. 신임 합참의장은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북한이 다시 도발을 해올 경우 철저하게 보복한다는 결전의 태세를 군 전체에 심어줄 책임이 있다. 지휘관이 결기를 보여야 수하 장병이 싸워 이길 수 있다.

정 합참의장 내정자는 자이툰부대 사단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미국통이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상존하고 중국 세력이 지속적으로 팽창되는 안보 환경에서 강력한 안전판인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노력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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