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민병원]가족과 현충원 방문하여 나라사랑정신 체험교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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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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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원 대전현충원장
민병원 대전현충원장
1950년 추석(9월 26일)을 며칠 앞두고 나라의 부름을 받아 집을 나섰던 2명의 호국용사가 전사한 지 61년 만에 신원이 확인돼 고향에서 추석을 맞게 됐다. 신원이 확인된 국군용사 하사 정우상(1928년 11월생)의 동생 정우향 씨는 “화랑훈장을 받았던 둘째 형(고 일등중사 정우동)과 함께 국립묘지에 모셔주기를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또한 추석을 앞두고 아들의 생일이라며 케이크를 들고 아들 묘소를 찾은 한 어머니를 묘역에서 보았다. 촛불을 켜면 자꾸만 바람에 꺼져서 다시 켜기를 반복하다 지친 어머니가 “항상 너와 함께 추석을 보내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였는데 더 이상 엄마라는 이름도 들을 수 없게 돼 버렸어. 아들아 너무 보고 싶다”며 묘역이 떠나가도록 통곡을 했다. 그 울음소리에 인근 묘역에 있던 다른 유가족들도 울었다.

우리는 흔히 추석이 되면 고향에 가서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다니며 친척과 만나서 못 만났던 기간의 얘기를 나눈다. 햇곡식과 햇과일을 나눠 먹으며 다양한 놀이를 통해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예전보다 의례나 마을놀이 등은 많이 축소되었지만 귀성 풍습은 남아있어 추석이면 고향으로 돌아가느라 전국에서 교통 혼잡이 발생하곤 한다.

이곳 국립대전현충원에도 추석이 되면 전국에서 참배객과 유가족이 방문한다. 2010년 6만여 명이 찾는 등 매년 방문객이 증가하여 원내에 교통 혼잡이 발생한다. 현충원을 찾는 많은 방문객과 차량을 보면 어느 곳의 추석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아들이나 남편, 아버지 묘소 앞에 차례상을 차려 놓고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는 유가족들이 있다는 점이다.

국립대전현충원은 이분들의 희생정신을 널리 알리고 나라사랑의 교육 도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참배객과 유가족이 방문하는 추석 연휴 기간에 안보의식을 함양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특히 유가족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태극기 거리도 조성하였다.

이번에는 ‘추석맞이 안보 특별사진전’을 장·사병 제3묘역에서 개최하고 안보영상물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등을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영상차량을 활용하여 묘역과 민원안내실 앞에서 순회 상영했다.

태극기 거리는 국기에 대한 존엄성과 애국심을 함양하고 유가족에게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현충원역에서 일일합동안장식을 거행하는 현충관까지 약 500개의 태극기를 연중 상시 게양하기 위해 조성하였다. 앞으로는 안장식에 참석하는 유가족과 참배객뿐만 아니라 현충원 앞을 지나가는 시민들이 태극기를 보며 ‘보훈의 성지’가 우리 곁에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번에 개최한 안보 특별사진전의 ‘안보’는 안전보장의 준말로 외부의 위협이나 침입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을 뜻한다. 지난해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우리 국민 모두의 하나 된 투철한 안보의식이 필요한 때다. 특히 남북 간 대치 상황이 60년 이상 지속되면서 많은 청소년의 안보의식이 약해졌다.

국립대전현충원을 통해 청소년들이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의 안보상황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나아가 우리 영토와 사랑하는 가족을 지켜야겠다는 올바른 안보의식과 보훈정신을 마음속 깊이 새겼으면 한다.

국가를 위해 싸웠지만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현충탑에 위패로 모셔져 있는 4만1000여 위의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들과 아픔을 간직한 유가족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하여 이분들을 추모하고 어린이들이 안보의식과 나라사랑 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의 기회를 만들어 보자.

민병원 대전현충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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