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3노총, 민노총이 틀렸음을 보여주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30일 03시 00분


서울지하철 노조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에서 탈퇴한다. 이 노조는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노조로 한때 민노총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과격투쟁 정치투쟁을 일삼는 민노총의 노선에 염증을 느끼고 결별을 선언했다. 2009년 이후 민노총을 탈퇴한 노조는 KT, 쌍용자동차, 롯데호텔 등 50개가 넘는다.

서울지하철 노조는 제3노총인 가칭 ‘국민노총’을 설립해 가맹하기로 의결했다. 국민노총은 정치투쟁을 배제하고 조합원 실리 중심의 노동운동을 추구한다. 전신인 ‘새희망 노동연대’는 3월 출범 때 ‘노동운동의 청렴성을 확보하고 노동자를 섬기면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노동운동을 지향한다’는 취지문을 채택했다. 한국노총 민노총 체제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소리다. 1980년대 후반부터 급증한 노사분규와 정치투쟁, 그리고 종북(從北)주의의 반작용으로 태동한 새로운 노총이다.

정연수 서울지하철 노조위원장과 오종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등이 주도하는 국민노총에는 50여 개 노조와 연맹이 참여하기로 했다. 현대미포조선, KT, 전국지방공기업 노조 등이다. 현재 전체 조합원이 20만 명을 넘는다. 한국노총의 74만여 명, 민노총의 59만여 명보다 적은 수이지만 한국 노동운동의 물줄기를 바꾸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7월 복수 노조 제도 시행을 앞두고 6월경 출범하는 국민노총은 민노총의 운동 방향이 틀렸음을 증명해야 한다.

한국노총과 민노총은 4·27 재·보선에 앞서 내각 총사퇴 등을 요구하며 정치투쟁을 본격화했다. 민주당 등 야3당과 한국노총 민노총은 어제 유급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시행에 들어간 타임오프제는 ‘노동 귀족’이 기생하는 공간을 없애려는 제도다. 노동절인 5월 1일 한국노총과 민노총은 서울 여의도와 서울광장 등 전국 15곳에서 노조법 재개정을 요구하는 노동자대회를 연다. 같은 날 장차 국민노총에 참여할 노조원들은 전국에서 봉사활동을 벌인다. 어떤 노동운동이 국민에게 도움이 되고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을지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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