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남성우]구제역 위기를 축산업 혁신 계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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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우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대표이사
남성우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대표이사
유난히 추웠던 겨울, 우리 축산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방역현장을 지키다 순직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부상을 당하신 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 또 방역현장을 지켜준 공무원과 장병, 관계자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구제역에 관한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만큼 중요하고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가축 매몰 과정에 대한 보도와 침출수로 인한 2차 환경오염 문제가 제기되면서 축산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뀔 것 같아 염려된다.

안타까운 것은 이 와중에도 진실이 왜곡되고 극히 일부 현상이 침소봉대돼 우리 농촌과 축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구제역 도살처분 보상금이 2조 원을 넘고 일부 농가의 방역의식 결여와 도덕적 해이 등으로 전체 축산농가가 분별없는 집단처럼 비쳐 가슴이 아프다.

대부분의 피해농가들은 넉넉지 못한 생계의 수단으로 축산업을 해왔다. 가축 출하 소득이 없게 돼 매몰 보상금은 가축 구입과 사료 외상대금, 대출이자, 생계비 등으로 지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가축 입식자금을 지원한다고 해도 피해농가들의 입식이 일시적으로 집중돼 종전 규모 가축을 구입하려면 빚이 더 늘어나게 된다. 보고 싶은 자식들의 설 귀향까지 막으면서 애지중지 기르던 가축을 구제역으로부터 지키려고 몸부림쳤지만 결국 눈물로 묻어야만 했던 축산농가들의 심정을 헤아려 주었으면 한다. 축산농가도 분뇨가 농업의 밑거름으로 자연 순환돼 생태계에 부응할 수 있도록 밀집사육에서 ‘친환경 축산’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축산업은 연간 생산액이 농업의 41%인 18조 원에 이르고 78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농촌의 핵심 산업이다. 그럼에도 수입 개방으로 우리나라는 멕시코에 이어 쇠고기 최대 수입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축산업은 미래의 세계 식량전쟁에서 우리가 반드시 지켜내야 할 생명산업이다. 축산업을 포기하고 수입에 의존하여 우리의 생명을 외국에 담보로 잡힐 것인가, 지금의 위기를 더 나은 발전의 기회로 승화시킬 것인가 고민해야 할 때다.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애쓰고 있는 축산농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길은 지금까지 한우를 비롯한 우리 축산물을 믿고 애용해 준 것처럼 앞으로도 변함없이 국내산 축산물을 애용하는 것이다.

남성우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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