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석철]‘국가상징가로’ 설계는 차이나타운-덕수궁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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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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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가상징가로라는 이름으로 광화문 사거리부터 숭례문까지의 도시개조 계획안을 내놓았고 현상설계를 통해 구체안을 모집하겠다고 한다. 서울광장과 숭례문 사이는 도성의 가장 중요한 가로의 남측이고 세계 최고의 차이나타운이 있던 곳이다. 청나라에 의해 세워져 우리가 중국문명을 받아들이고 실학의 본거지로 삼았던 곳이 차이나타운이었다. 또 숭례문 일대는 고종이 중국의 영향을 떨치고 일어서 한반도의 수도를 계획할 때 원구단을 짓고 덕수궁과 숭례문을 축으로 서울역을 통해 도성의 중심으로 삼으려던 곳이다. 두 가지 역사적 사실을 살려야 국가상징가로의 의미가 있다.

첫째, 숭례문 일대의 건물은 이미 부동산업자가 점거하고 있으나 임차료가 높은 1층과 2층을 지나 지상과 3층을 연결하고 공중가로를 만들면 일반 층과 임차료가 같은 3층의 부가가치를 두 배 이상 올릴 수 있다. 일대 모든 빌딩의 3층 공간을 차이나타운으로 만들고 공공도로에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3층 공중가로로 진입하게 하면 세계의 인재가 모여들 수 있다.

둘째, 대한제국이 덕수궁 주변에 해외공관을 결집시키고 남대문로 을지로 서소문로 소공로를 중심으로 방사형 도시를 계획할 때 덕수궁을 중심으로 하여 을지로와 숭례문을 두 축으로 삼았다. 이를 살려야 한다. 덕수궁을 중심으로 한 방사형 도시 서울을 만들려고 했던 대한제국의 꿈을 실현하는 길이다. 차이나타운과 방사형 도시의 꿈. 이 두 가지가 국가상징가로의 주요 콘텐츠가 되는 것이 실사구시의 참다운 길이다.

서울은 북악산, 낙산, 인왕산, 남산으로 이루어진 풍수형국의 도시로 동서를 잇는 청계천의 수변축과 남북을 잇는 녹지축이 가장 중요하다. 국가상징가로가 되려면 대한민국의 정궁의 정문인 광화문과 서울 도성의 정문인 숭례문을 잇는 녹지축을 확보해야 한다.

다행히 광화문에서 뽑아버린 60년 된 은행나무가 아직 근처에 있다. 60년 된 60그루의 나무라면 숭례문에서 시청까지를 녹지로 채울 수 있고 남산과 북한산을 연결할 수 있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서울의 상징가로를 만들어보자.

김석철 명지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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