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박영균]신나는 G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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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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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4일 서울 우신초등학교 컴퓨터실. 학생들이 컴퓨터 앞에 두세 명씩 모여 게임에 열중하느라 정신이 없다. 컴퓨터 화면을 보니 영락없이 게임이다. 게임을 말려야 할 선생님도 학생들이 벌이는 게임을 들여다보고 있다. 선생님은 가끔 “1조 20점 추가”라며 마치 학생들의 게임을 중계 방송하는 듯하다. 그럴 때마다 학생들은 더 열심이다. 게임을 학습 콘텐츠로 활용하는 G(게임)러닝 연구학교로 지정된 우신초등학교의 시범수업 장면이다. 학생들은 ‘군주’라는 게임형 교육 콘텐츠를 활용해 ‘국회의 역할’에 관한 사회과목 수업을 받았다.

▷서울 4개교, 경기 2개교, 대구 1개교, 강원 1개교 등 총 8개 학교가 G러닝 연구학교로 지정돼 약 1만 명의 학생이 G러닝 수업을 받는다. 학생들은 “교과서로 공부할 때보다 재미있고 이해가 쉽다”며 환영한다. 온라인게임을 하듯 공부하니 학습 성취도가 더 높아진다. 실제로 G러닝 수업이 교과서 수업에 비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더 향상시켰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잘만 활용하면 컴퓨터 게임 중독에 빠진 학생들을 구하고 학업 성적도 높이는 일석이조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에서 개발된 G러닝 콘텐츠가 미국에 진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컬버 시 소재 라발로나 초등학교에서는 이달 14일부터 5주 동안 G러닝 콘텐츠로 수학 교육을 한다. 아시아에서 개발된 교육방법이 미국 학교에서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학생들도 G러닝 수업에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미국 교육당국은 교사 자질의 저하와 학력 격차로 위기에 처한 미국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대안으로 G러닝을 선택한 것이다.

▷G러닝은 개발국인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인기다. 일본은 2006년부터 한국 시스템을 가져다가 G러닝 사업을 시작했다. 영국은 워릭대와 브라이턴대 교수들을 중심으로 도입을 위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할리우드 영화감독 필립 크리스턴은 G러닝을 통해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가 변해가는 과정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 중이라고 한다. 온라인게임에서 최고 수준인 한국은 G러닝 사업에서도 경쟁력이 강하다. G러닝 사업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유망 수출품목으로 키울 만하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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