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토머스 프리드먼]트위터 때문에 중동편집장 해고라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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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스전문 케이블채널 CNN은 7일 중동담당 옥타비아 나스르 편집장을 해임했다. 그가 레바논 시아파의 명망 있는 지도자 중 한 사람이자,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창설에 관여한 사이드 무함마드 후세인 파들랄라가 숨지자 “슬프다”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린 직후였다. 나스르 씨는 그를 “존경하는 헤즈볼라의 거인”이라고 묘사했다.

나는 나스르 씨 해고가 마뜩지 않다. 물론 그는 잘못했다. 기자는 자신이 취재하는 주요 인물에 대한 조의를 공개적으로 표시하지 말아야 한다. 기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랍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기독교도 레바논 여성 언론인이 CNN을 위해 중동을 취재함으로써 얻는 것 또한 아주 많다. 파들랄라 같은 복합적인 인물에 대해 단지 140자를 쓴 것이 20년 동안 중동을 취재한 그의 유일한 ‘죄’라면 좀 더 여지를 줘야 한다. 한 달 정직 정도라면 모를까, 해고는 아니다.

기자는 오보, 인용 실수, 조작, 표절, 편향성을 이유로 직을 내놓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메시지로 해고되는 건 말도 안 된다. 또 이번 사건이 젊은이에게 비칠 부정적 신호를 생각해보라. (자신의) 의견을 다 말하지 말라,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하라, 지지층의 비난을 받을 어떤 말도 하지 말라. 정부나 관영언론에서 한자리 하려면 말조심하고 어떤 사람을 혹시 불쾌하게 할 지적인 모험은 아예 하지 말라.

그리고 중동이라는 관점이 있다.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 개입하면서 우리가 배웠어야 할 한 가지는 그곳을 이해하는 미국인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들만의 미묘한 어감을 알아차리는 통역가가 필요하다. 미군이 이라크를 침공한 직후 나는 수도 바그다드에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몇몇 젊은 공무원을 만났다. 이들은 이라크에 대해서는 100% 무지하면서도 부시 대통령에게는 100% 충성했기 때문에 그곳에 배치 받았다. 이들의 무지가 미국이 그곳에서 실패하는 데 일조했다.

나는 나스르 씨나 파들랄라를 만난 적이 없다. 파들랄라는 분명히 이스라엘을 증오했고 레바논과 이라크 주둔 미군에 반대했다. 그러나 그는 헤즈볼라의 숨 막히는 교조주의와 이란에 대한 맹목적 복종도 반대했다. 그의 사회적 비판의 목소리는 반향을 일으켰다.

보스턴대의 시아파 전문가인 오거스터스 리처드 노턴은 그가 아는 파들랄라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여성이 남성처럼 동등하게 대우받고 잘 교육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것은 부적절하기 때문에 남편에게 맞은 아내는 맞서 때릴 권리가 있다고도 했다. 그는 성(性)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말했다.” 나스르 씨는 나중에 트위터에 그렇게 쓴 이유를 “그가 다른 시아파 성직자들과는 달리 여성의 권리에 대해 선구자적 견해를 밝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동이 번영을 누리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 변화는 내부에서, 그들의 문화에 뿌리박고 있으며 정당성을 인정받는 변화의 사도들로부터 나와야 한다. 그들은 미국의 기호에는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국은 그들을 알아야 하며, 우리와 그들의 이해가 겹치는 부분을 이해해야 한다. 그들을 그저 악마로 묘사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바로 내가 미국이 테러리스트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늙은 시아파 성직자의 죽음을 수천 명의 레바논 남성과 여성이 왜 애도하는지 잘 설명할 수 있는 CNN 기자를, 그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거나 아니면 말할 엄두도 못내는 기자보다 선호하는 이유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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