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고다이 도미후미]나로호 성공의 추진체는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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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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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가 9일 발사됩니다. 일본의 로켓 개발에 5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고 기술개발과 발사에 수많은 실패를 경험한 저는 세계의 어느 로켓이라도 발사 성공 뉴스를 듣는 일이 매우 기쁩니다. 나로우주센터를 1년 전에 방문한 저로서는 저 자신의 로켓을 지켜보는 기분입니다.

실패에서 나온 데이터와의 씨름

일본의 대형 로켓 H-2 시리즈는 1990년대에 새롭게 개발했습니다. 수백 개의 기업, 많은 대학, 연구기관의 협력을 받아 완성했습니다. 국민의 관심이 높았고 특히 로켓의 심장부인 엔진개발의 뉴스는 대부분의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개발이 매우 어렵고 시험 실패가 계속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초시험부터 전부를 공개했기 때문에 작은 실패의 뉴스까지 다 보도되어 개발진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H-2로켓 개발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의 어려움 끝에 성공했습니다. 지금은 후속 시리즈인 H-2A로켓이 활약하는 중입니다. H-2A로켓은 지금은 확실하고 고성능인 로켓이지만 첫 비행 전에는 ‘로켓 개발: 실패의 조건’이라는 책을 작가인 나카노 후지오 씨와 공동으로 간행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로켓 개발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국민이 알고, 비난보다도 응원을 보내자는 취지였습니다.

미국에서는 1986년에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프랑스에서는 1996년에 아리안 5 로켓이 폭발했을 때 실패를 뛰어넘어 다시 도전해보자고 대통령이 국민에게 호소했습니다. 이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응은 상당히 훌륭했습니다. 지난해 나로호 발사 실패 직후에 현장에 가서 기술자를 격려했습니다. 전 국민을 향한 강력한 응원의 메시지였습니다.

국제적으로 보면 기술이 성숙된 로켓에서는 발사 성공률이 95% 전후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20회에 1회는 실패합니다. 특히 막 개발한 신형로켓은 기술이 성숙되지 않아서 10회에 2, 3회는 실패하는 것이 세계의 상식입니다. 성공률을 월등히 높이려고 우주 선진국은 신뢰성 향상에 노력하지만 좀처럼 잘되지 않습니다.

실패했을 때 얻은 많은 데이터를 해석하고 반복해서 실험해야 원인을 발견하고 손쓸 방법을 알게 됩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비유는 기술개발에 잘 들어맞습니다. 특히 로켓은 부품이 수십만 개에 이르므로 실패를 줄이기가 어렵습니다.

일본에서는 1994년의 H-2로켓 성공까지 국산기술 개발 로켓과 도입기술 로켓의 두 가지 노선을 병행해 진행했습니다. 자국기술로 개발한 로켓은 실패가 많고 시간이 걸리지만 스스로 설계하고 제작한 결과이므로 실패의 원인 규명을 확실히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연구원 평정 유지에 주의 기울여야


기술을 도입한 로켓은 성과는 빨리 손에 넣을 수 있지만 실패 시 원인 규명에 곤란한 점이 많고 자신의 것이 되기 어려운 결점이 있습니다. 현재 일본의 로켓은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해 완성한 순 국산 로켓입니다. 한국의 로켓도 이미 소형로켓기술은 성장하고 있으므로 자국기술과 도입기술을 잘 덧붙이면 우수한 로켓으로 성공시킬 수 있습니다.

로켓 발사를 지휘했을 때 보안을 확보하고 연구원의 기분을 평정한 상태로 유지하는 일에 특히 유의했습니다. 고위층이나 취재진이 있는 장소에서도 평정심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항상 지시했습니다. 챌린저 사고 원인 중 하나는 미리 정한 발사 날짜를 무리하게 지키려고 기상조건이 나쁠 때 발사했다는 점입니다. 이번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나로우주센터의 기술자를 비롯해 국민들과 함께 성공적 발사를 지켜보기를 저 역시 마음속으로 기원하겠습니다.

고다이 도미후미 전 국제우주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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