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영진]최고의 사내복지는 금연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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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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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다름 아닌 기업의 금연 프로그램 강화이다. 국내 여러 기업이 금연에 성공한 사원에게 다양한 보상 및 혜택을 부여하는 한편 흡연사원에게 강력한 불이익을 준다. 국내만이 아닌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미국 미시간 주의 보험청구 대행업체인 웨이코는 직장에서는 물론이고 퇴근 후 집에서 담배를 피운 직원까지 징계한다. 시애틀의 인베스터스 프로퍼티 매니지먼트사는 2년 전부터 흡연자를 채용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호주 정부가 담배와의 전쟁에 나섰다. 모든 담뱃갑에 로고와 브랜드를 없애 디자인을 통일시키고 새 담뱃갑에는 암에 걸린 폐 사진을 담는다고 한다. 또 담배에 부과하는 세금을 25% 인상했다. 일본도 담배 1갑 가격을 5000원 수준으로 높여 흡연자에게 부담을 줄 방침이다.

내가 몸담은 한독약품도 ‘3년 내 흡연율 제로 달성’을 목표로 강력한 금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제약기업으로서 직원 건강부터 먼저 관리하는 것이 필수라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다.

예를 들어 금연펀드 제도가 있다. 금연에 실패한 직원은 자신의 펀드 금액을 장애인 시설에 기부하기로 했다. 금연 성공 시상금도 50만 원 상당의 복지 포인트로 높였다. 재흡연자의 경우에는 시상금을 반납하고 16시간 동안 사회봉사를 해야 한다. 승진 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서장 추천점수도 감점한다.

자율에 맡겨야 할 금연문제에 대한 회사의 조치가 지나친 간섭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부 기업에서는 강력한 금연 조치를 놓고 노사 갈등이 일어날 정도다.

기업이 강력한 금연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직원의 건강을 챙기는 일이 가장 큰 복지라는 인식이 더욱더 활성화되고 있다.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는 직원에게 회사 내의 건강관리는 생활 속 건강관리나 마찬가지다. 흡연은 물론이고 비만 등 기본적인 건강관리를 회사에서 해주면 직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된다.

개개인의 금연 성공 경험은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기업 차원에서는 직원의 건강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금연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활성화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국가 차원의 ‘건강 경쟁력’도 높아진다.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이다. 연초에 야심 차게 세웠던 금연의지를 다시 한 번 다잡고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를 위해 내 생애 마지막 금연에 도전해 보자.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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