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손재권]콘텐츠, 새만금 사업의 후반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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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새만금 사업을 시작한 이래 19년 동안 개발과 보존이라는 상반된 논리가 대립했다. 숱한 논란과 우여곡절 끝에 ‘동북아의 경제중심지 글로벌 명품복합도시’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방조제가 27일 준공됐다. 사업의 1단계인 외곽방조제 공사가 마무리됨으로써 4만100ha라는 대규모의 새로운 국토를 확보했고 내부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토대를 마련했다. 새만금 지역이 녹색성장의 거점과 동북아의 경제중심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9년 논란 뒤로한 4만ha 새 국토

이에 앞서 새만금 개발을 위한 ‘새만금 내부 개발 기본구상 및 종합실천계획안’이 1월 29일 발표됐다. 전체 토지를 산업, 관광·레저, 국제업무, 생태·환경, 과학·연구, 신재생에너지, 도시, 농업 등 8대 용지로 구분하여 경쟁력을 극대화하도록 용지별 개발 계획을 수립했다. 또 개발동력이 될 방조제 다기능 용지 명소화 사업, 농업 용지 구간 방수제 축조, 명품복합도시 건설, 매립토 조달 사업, 만경·동진강 하천종합정비 사업 등 5대 선도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조기에 도출해낼 수 있도록 했다.

개발 내용에는 산업, 국제업무, 관광·레저, 생태·환경 용지 일부인 6730ha(23.8%)를 세계적 수변도시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나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와 같은 휴먼·녹색, 글로벌 도시로 조성하는 명품복합도시 건설이 포함된다. 농업 용지는 친환경 고품질 농산업 기반 구축, 수출농업 전진기지 육성, 녹색성장·생태관광 인프라 구축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첨단기술 및 고품질 수출농업단지로 육성된다. 과학·연구단지는 연구 교육 산업이 어우러지는 창조적 첨단녹색연구단지로, 도시 용지는 인간과 환경이 함께하는 환경 친화적인 저탄소 녹색성장 시범도시로, 산업 용지는 지식창조형 산업 및 환경친화형 산업의 허브로 조성할 계획이다.

새만금의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은 그려졌다. 남은 점은 기본적인 뼈대 위에 세부적인 내용을 체계적으로 얼마나 내실 있게 채워 나가는가이다. 새로운 땅 새만금에서 무엇을 채우고 어떻게 개발할지 창조적인 지혜와 참신한 아이디어를 모아 차별화된 개발 비전과 테마 및 추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내부 개발 과제 중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새만금을 물의 도시 ‘아리울(Ariul)’로 정한 만큼 이에 걸맞은 수질 문제의 해결이다. 담수호 수질 개선 목표치를 ‘적극적인 친수활동이 가능한 수준’으로 애매하게 규정하기보다 확실한 목표치를 정해 정부의 예산을 과감히 투자하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물의 도시’ 혁신으로 채워가야

한편으로는 정부의 확실한 의지가 반영된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방조제 공사를 위해 19년 동안 3조 원 정도를 투자했다. 내년부터 2030년까지 용지 조성비 13조 원, 기반시설비 4조8000억 원, 수질 개선비 3조 원 등 21조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년 1조 원이 넘는 예산을 확보할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새만금으로의 관광 및 투자 분위기 확산을 위해 국내외 기업 등 민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획기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함은 물론이다.

그뿐만 아니라 새만금 사업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확산시키기 위해 대국민 홍보 전략을 수립하고 환경과 관련된 부정적 인식을 없애거나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새만금 관련 정부 부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서로 이해하면서 원활한 협조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방조제 준공을 계기로 새로운 땅 새만금이 대한민국을 품고 세계를 향해 비상하도록 하드웨어 못지않게 내실 있는 콘텐츠가 포함된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성공적으로 추진하기를 기대한다.

손재권 전북대 교수 지역건설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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