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스티브 플러더]기후변화 해법, 실마리는 도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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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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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덴마크 코펜하겐 회의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적 차원의 대처 필요성에 큰 공감이 이뤄졌다. 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세계적 차원의 공감과 대응체제 마련만으로는 부족하다. 개별 국가의 실행, 특히 효과적인 탄소감축 전략의 이행이 필요하다.

전 세계에서 도시가 차지하는 면적은 지구 표면적의 1%밖에 안 된다. 하지만 도시는 전 세계 생산 전력의 75%를 소비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5%를 배출한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도시에 거주하는데 2050년에는 이 수치가 3분의 2로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

도시 지역에 자원이 집중되는 현상은 큰 문제점이지만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는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현대의 도시는 새로운 사고와 혁신 정책의 구심점으로서 선도적 기능을 한다.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도시가 보유한 장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도시가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선도할 수 있다. 일례로 유럽연합(EU)은 탄소감축 20/20 목표(2020년까지 온실가스 20% 감축)와 관련해 도시 역할에 크게 주목한다. 대부분의 도시가 이 목표를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하려 한다. 에너지 과다 소비에서 벗어나려면 충실한 도시 계획과 관리가 핵심이다. 이런 도시는 기후변화 과제를 해결하는 데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동지역의 도시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기대할 만하다.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및 폐기물제로 도시로 아부다비에 건설 중인 마스다르 시 계획이 대표적이다.

기후변화, 자원과 기반시설 부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일은 환경적 차원에서도 긴급한 과제이지만 경제적 차원에서도 당면 과제다. 대부분 국가에서 도시는 경제발전의 중추기능을 담당하며, 국내총생산(GDP)의 상당 부분을 도시가 차지한다. 서울을 비롯해 벨기에의 브뤼셀,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같은 도시는 해당국 GDP의 3분의 1 이상을 담당하므로 국가 발전에서 이런 도시의 효율성이 매우 긴요하다.

투자 유치 역시 중요하다. 매력적이고 간편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이 있는 도시나 지역으로 발전과 고용이 몰린다. 높은 생산성, 발전된 기반시설과 지원 산업, 사회적 투자는 물론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제반 정책이 필요하다. 경쟁이 극심한 현재의 환경에서 도시는 장점을 창출해 투자를 유치하고 궁극적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런 역량을 갖춘 도시는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먼저 벗어나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에 잘 대처하면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경기 부양 효과도 생긴다. 세계가 부닥친 최대 난제를 해결하면서 향후 수십 년 동안 세계 경제에 필요한 기술 개발을 담당할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저탄소상품과 서비스의 세계 시장 규모는 4조3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향후 10년 동안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녹색 일자리가 1000만 개나 창출될 것이다.

기후변화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재앙적 결과가 초래되지만 해결 조치를 취했을 때는 사회 경제측면은 물론 환경 측면에서도 엄청난 혜택을 보게 된다. 기후변화 해결에 있어 도시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도시가 이 문제의 해결을 선도해야 할 때가 됐다.

스티브 플러더 GE에코메지네이션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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