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성주/‘투르 드 프랑스’ 완주할 동양인, ‘투르 드 서울’ 통해 탄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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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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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부터 30년간 한국 사이클의 대명사였던 동아사이클대회가 12년 만에 ‘투르 드 서울’로 부활한다. 당시 동아사이클은 ‘아시아의 투르 드 프랑스’로 이름을 날렸다. 100년 넘게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투르 드 프랑스는 어떤 대회일까.

투르 드 프랑스는 1900년대 프랑스 일간지 오토가 경쟁사를 누를 아이디어를 찾다가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적인 첫 대회는 1903년 7월 1일에 열렸다. 60명이 출전했고 전체 6구간에 총거리는 2428km에 이르렀다. 가장 긴 구간은 파리∼리옹의 467km, 가장 짧은 구간은 툴루즈∼보르도의 268km였다. 요즘은 상상할 수 없는 긴 거리였다.

한 구간을 마친 뒤 1∼3일 휴식을 했는데 구간마다 출발시간이 달라 한밤중과 새벽에도 레이스가 이어졌다. ‘무한도전’같은 경주였다. 이해 완주한 선수는 21명에 불과했는데 우승자와 마지막 주자의 기록 차이는 65시간이나 됐다.

1910년에는 자전거로 오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해발 2114m의 피레네 산맥 투르말레 고개를 통과하는 등 인간 한계를 극복하는 대회로 자리 잡았다. 이후 매년 7월 첫째 주 토요일에 개막해 약 3주 동안 진행됐다. 총거리는 해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3500km 안팎이다. 마지막 날은 반드시 파리 샹젤리제로 골인한다.

첫해 2만 프랑(당시 바게트 1kg 가격이 0.4프랑)에서 시작한 총상금은 올해 320만 유로(약 56억 원)로 늘었다. 지금까지 선수들이 달린 거리는 약 35만 km로 달까지의 거리에 육박한다. 미국의 랜스 암스트롱은 대회 사상 첫 7연패를 달성하며 ‘사이클 황제’에 올랐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회이지만 지금까지 아시아계 선수가 출전한 건 1996년이 유일하다. 일본의 사이클 영웅 이마나카 다이스케가 폴티 소속으로 참가했지만 도중에 기권했다. 전 구간을 완주한 동양인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아직 우리에게는 꿈같은 대회다. 전국 일주 대회, 아시아 일주 대회로 규모가 커질 ‘투르 드 서울’이 밑거름이 돼 언젠가 우리 선수도 투르 드 프랑스에 출전하기를 기대한다.

김성주 대한사이클연맹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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