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환경경영에 기회 있다

  • 입력 2009년 9월 2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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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2일 열린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에서는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과 같은 개도국들도 기후변화 대처의 시급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도쿄의정서의 뒤를 잇는 기후변화 협정이 올해 12월 타결될 가능성도 커졌다. 우리 산업계에 지각변동이 도래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중에서도 지구환경과 개인 건강을 해롭게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외면하는 ‘착한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주창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도 기업의 선도적 역할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린 비즈니스가 블루오션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관심과 참여는 부족한 실정이다. 사회투자 리서치기관인 KOCSR에 따르면 조사대상 107개 기업 중 환경보호 비용, 온실가스 배출량, 폐기물 재활용률 등 환경 정보를 공개하는 비율이 15.9∼26.2%에 그쳤다. 대다수 기업은 환경경영 자료조차 없다. 우리나라 경제규모로 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국제적 추세로 보나 한참 뒤처져 있다.

세계 경제는 기후변화, 자원부족 그리고 금융위기라는 삼각파도를 맞고 있다. 2006년 스턴보고서는 지금과 같은 에너지 다소비 체제가 지속될 경우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매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2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인도 등 신흥개도국의 경제개발과 세계인구의 지속적 증가로 에너지와 자원부족이 심화하면서 원유와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 이런 국제적 환경 속에서 긴 안목 없이 단기적 실적 향상에만 주력하는 기업이 지속적 성장을 이룰 수 없음은 자명하다.

미국 유럽 기업들은 정부 규제 때문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환경관리를 강화한다. 단기적으로 비용이 들어갈지 몰라도 장기적으론 원가절감과 기업이미지 제고로 이어져 수익이 개선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 등 제약조건을 부담으로만 여기지 말고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 공정을 효율화하면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업 평가에서도 환경과 사회공헌 같은 비(非)재무적 성과를 중시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환경에 투자하는 기업의 주가가 높다는 조사결과도 환경경영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글로벌 환경규제에 선제 대응하는 일이 무역장벽을 넘고 기업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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