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직업기능대회 참가 31세 늦깎이학생 김정미씨

  • 입력 2001년 10월 19일 18시 43분


“다음에요…. 아픈 동생들 돌보고 싶…어요.”

19일 경남 진주시 문산읍 진주혜광학교에서 열린 ‘2001 전국 장애학생 직업기능 발표대회’ 정신지체 부문의 ‘다과 및 요리’ 종목에 출전한 김정미(金貞美)씨는 장래 희망을 묻는 질문에 사춘기 소녀처럼 얼굴을 붉히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 31세로 이날 대회에 출전한 500여명의 남녀 학생 가운데 ‘최고 연장자’인 김씨는 특수학교인 대구 선명학교 중학 1학년 과정에 재학중이다.

열살 이상 어린 막내동생뻘 경쟁자들과 겨루며 과일 깎기, 과자 담기, 채소 썰기 등 과제들을 꼼꼼하게 해냈다. 다른 학생들은 1시간 정도 걸려서 작품을 완성했지만 김씨는 주어진 3시간을 거의 다 채웠다.

“채소와 과일을 칼로 다듬기가 제일 힘들었다”는 김씨는 “사과를 토끼 모양으로 만든 것은 다른 친구들보다 잘한 것 같다”며 웃었다.

김씨는 중학시절 뇌염을 심하게 앓고 난 뒤 장애가 생겼으며 정신지체 1급 판정을 받고 91년부터 대구 자유재활원에서 생활해왔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와 동아일보사가 장애학생들의 직업 실기능력을 향상시키고 정보교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공동 개최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 89개교에서 590명의 정신 및 지체 장애 학생들이 출전해 기량을 겨뤘다.

<진주〓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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