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눈]‘조망권 아파트’
아파트 단지에서 사는 백로 가족. 새벽이면 새소리가 들려오는 이곳은 ‘조망권(鳥望權) 아파트’입니다. ―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 20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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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에서 사는 백로 가족. 새벽이면 새소리가 들려오는 이곳은 ‘조망권(鳥望權) 아파트’입니다. ―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가뭄 끝에 비가 옵니다. 사람들이 벌개미취 등 묘종들을 바삐 옮깁니다. 촉촉해진 새 보금자리에서 예쁘게 자라길. ―경기 남양주시 사릉에서
비 올 때는 그렇게 꽉 잡고 안 놓더니, 날이 개니 참 무심하시네요. ―비가 갠 어느 날 지하철 3호선에서
빗소리 들으며 발밑을 보니 낙숫물이 그린 동그라미 여섯 개. 가뭄 끝 단비 덕분에 눈과 귀가 즐겁습니다. ―경기 남양주시 사릉에서
경포대 해변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 1년 뒤 배달한다니 ‘미래의 나’에게 편지를 써보는 건 어떨까요? ―강원 강릉 경포대에서
음악을 열심히 연주하는 목각인형 3인방. 마치 선율이 들리는 듯 행인들의 발걸음도 가벼워집니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에서독자 류성희 씨 제공
나선형의 등을 지고 또 어디로 가는 걸까. 아삭아삭한 상춧잎에 촉촉이 내리는 비, 달팽이가 나들이하기 좋은 날입니다. ―서울 은평구에서
물에 떠 있어야 할 낚싯배와 방갈로 좌대 등이 바닥을 드러낸 호수에 있습니다. 가뭄이 빨리 해결되길 바랍니다. ―충북 충주호에서
전망대에 오른 4세 꼬마가 신이 나 외칩니다. “아빠, 저 아래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 자동차가 많아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지리산 가는 길에 만난 음식 이름 붙여진 물레방아. 룰렛처럼 돌려서 점심 메뉴를 정해볼까요. ―경남 하동에서
장난감 블록으로 만든 ‘생각하는 사람’. 가뜩이나 고민이 깊은데 누군가 돌까지 올려놓았네요.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벤치 아래 숨어 있던 코스모스가 세상이 궁금했나 봅니다. 틈새로 고개를 내밀고 한참을 웃자랐네요.―전남 담양군에서
대학 도서관에서 만난 ‘나무 가림막’. 눈의 피로도 풀고 공기 정화도 하고, 일석이조랍니다.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에서
처마에서 떨어진 새끼 제비를 보살피고 있습니다. 얼른 커서 하늘을 훨훨 날았으면 좋겠네요. ―경북 안동시에서
황토벽 캔버스에 기와를 물감 삼아 바다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살랑살랑 파도에 갈매기, 해님은 수평선 위에 훤하게 떴네요. ―전주 한옥마을에서
더위를 못 이기고 과감하게 입수! 사이좋게 참방거리는 오리 부부의 모습에 눈이 시원해지네요. ―서울 성북천에서
낡은 고무신에 담긴 다육이. 왠지 “왼발, 오른발” 하며 자유롭게 세상을 구경할 수 있을 것만 같네요. ―서울 중구 다동에서
미래에서 온 로봇이 유물로 위장 중인 걸까요. 111년 전에 만들어진 전화기에서 로봇의 얼굴을 봅니다. ―전남 목포근대역사관에서
산책로를 알리는 바닥 표지판. 아들의 손을 잡아끄는 엄마의 얼굴이 왠지 화가 나 있을 것 같습니다. ―경기 광주시 팔당물안개공원에서
성당 앞마당의 장미꽃이 펜스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네요. 세상에 무언가 할 말이 있는 걸까요. ―서울 송파구의 한 성당 앞에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