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눈]정겨운 대화
시원한 강바람 솔솔 부는 작은 원두막 안.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지인들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경기 가평군 자라섬에서
- 2022-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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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강바람 솔솔 부는 작은 원두막 안.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지인들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경기 가평군 자라섬에서
박물관 대청소 날. 책상과 의자가 복도에 좌우로 정렬했습니다. ‘각’ 잡힌 군인들이 연상되네요.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놀이터에 대형 잠자리가 착륙했습니다. 아이들을 태우고 비행하려 합니다. 그런데 무더위에 찾아오는 아이가 없네요. ―서울 강북구 번동에서
호기심과 호기심이 맞붙었습니다. 철창을 사이에 둔, 아이와 미어캣의 호기심. 누가 먼저 관심이 시들해질까요. ―경기 파주 우농타조농장에서
보일러 연통에 눈 코 입을 그렸더니 앗, 외계인을 닮았네요. 누군가와 교신이라도 하는 듯 표정이 심각하네요. ―서울 강서구 국립항공박물관에서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폐업한 가게가 즐비한 명동 거리. 냉장고와 정수기를 ‘그냥 준다’는 메모가 따뜻하면서도 슬프게 느껴집니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신호등을 바라보다가 쪼그려 앉아 책을 펼쳐 듭니다. 몇 장 넘기다 보니 아쉽게도 파란불로 바뀌었네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에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무더운 날씨. 수박이 하늘을 납니다. 자세히 보니 수박 모양 풍선이 물줄기를 맞으며 빙글빙글 도네요. 모자를 놓친 아이도 함께 웃으며 빙글빙글. ―서울 강북구 번동에서
놀이터의 흥을 돋우던 곰돌이 모양 스피커도 땡볕에 지쳤나 봅니다. 이럴 땐 밀짚모자 눌러쓰고 의자에 앉아 한 템포 쉬어가도 되겠죠?―경기 김포시 에코빌리지 호기심놀이터에서
노란 꽃을 피우고, 씨앗 날릴 준비를 하고. 현재와 미래의 민들레가 만나 서로를 응원하는 듯하네요.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서
천변을 걷는데 123번 가로등이 환하게 웃음 짓고 있네요. 귀여운 돌고래 얼굴도 떠오릅니다. ―서울 청계천에서
하늘에서 떨어진 별이 나무 벤치가 됐습니다. 밤을 환히 밝히던 별이 이젠 지친 이들을 보듬어주네요. ―경기 가평 자라섬에서
방과 후 요리교실에서 손녀가 만들어온 ‘찌개 밀키트’. 그날 저녁 할머니는 편하게 쉬셨겠죠? ―서울 노원구에서
아파트 단지에서 사는 백로 가족. 새벽이면 새소리가 들려오는 이곳은 ‘조망권(鳥望權) 아파트’입니다. ―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가뭄 끝에 비가 옵니다. 사람들이 벌개미취 등 묘종들을 바삐 옮깁니다. 촉촉해진 새 보금자리에서 예쁘게 자라길. ―경기 남양주시 사릉에서
비 올 때는 그렇게 꽉 잡고 안 놓더니, 날이 개니 참 무심하시네요. ―비가 갠 어느 날 지하철 3호선에서
빗소리 들으며 발밑을 보니 낙숫물이 그린 동그라미 여섯 개. 가뭄 끝 단비 덕분에 눈과 귀가 즐겁습니다. ―경기 남양주시 사릉에서
경포대 해변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 1년 뒤 배달한다니 ‘미래의 나’에게 편지를 써보는 건 어떨까요? ―강원 강릉 경포대에서
음악을 열심히 연주하는 목각인형 3인방. 마치 선율이 들리는 듯 행인들의 발걸음도 가벼워집니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에서독자 류성희 씨 제공
나선형의 등을 지고 또 어디로 가는 걸까. 아삭아삭한 상춧잎에 촉촉이 내리는 비, 달팽이가 나들이하기 좋은 날입니다. ―서울 은평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