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눈]케첩의 미소
케첩의 해맑은 미소. 감자튀김을 찍어 먹고 싶은데 웃는 얼굴이 맘에 걸려서 주저하게 되네요. ―서울 송파구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 2022-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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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첩의 해맑은 미소. 감자튀김을 찍어 먹고 싶은데 웃는 얼굴이 맘에 걸려서 주저하게 되네요. ―서울 송파구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벤치 팔걸이와 다리가 일본 전통 씨름 스모 선수의 자세 같네요. 슬쩍 앉았다가는 메치기를 당할 것만 같습니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빵을 찍어 먹으려다 흠칫. 올리브 오일에 발사믹식초를 올렸더니 커다란 곰 발자국이 생겼네요.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서
푹푹 찌는 더위에 골룸마저 반지 찾기를 포기하고 시원한 동굴에 들어앉았습니다. 앗, 근데 머리 위에 무서운 용이…. 다시 나가야 하나 고민입니다. ―경기 광명시 광명동굴에서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한여름 햇살 먹고 튼실하게 자란 표주박. 행여 이 복덩어리가 떨어질세라 누군가 고이 받침을 대놓았네요.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꼬리와 목덜미를 꽉 물린 채 공중에 대롱대롱. 아프고 무섭습니다. 얼른 주인 품에 다시 안기고 싶네요.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담쟁이덩굴 사이로 자리한 비밀의 문의 정체는? 하수구 개폐문이랍니다. 문 뒤로 마법의 세상이 펼쳐질 것만 같네요. ―서울 성북구 성북천에서
일주일 내내 과일 파느라 힘들었습니다. 아침 일찍 나와 야근도 했습니다. 드디어 쉬는 날, 신나서 절로 재주넘기가 되네요.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에서최한규 기자 hankchoi@donga.com
종이박스로 만든 수제 유모차. 바퀴가 없으니 엄마는 힘들겠지만 아이는 신납니다. 엄마 사랑해요.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문어 머리띠가 깜찍하고 귀엽네요. 가수 안예은의 ‘문어의 꿈’이 생각납니다. ‘나는 문어, 꿈을 꾸는 문어/꿈속에서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어’ ―서울 중구 청구초등학교에서
길가에 덩그러니 놓인 쓰레기통. 스마트폰에 곡선을 그려 투입구와 방향을 맞추니 빙그레 웃는 얼굴이 됐네요.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계란을 닮았다고 ‘계란꽃’이라고도 불리는 개망초에 빗물이 맺혔네요. 개망초의 꽃말은 ‘화해’. 비 갠 하늘처럼 갈등들도 말끔히 해소됐으면 합니다. ―서울 종로구 청계천에서
별 없는 도시의 밤하늘이 아쉬웠을까요. 어둑한 골목길 바닥에 빔 프로젝터로 별자리를 만들었네요.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서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식당 테이블의 투명 칸막이가 밑동만 남아 있네요. 코로나19와 격전을 치른 뒤 전역했지만 언제 다시 소집될지 모르겠습니다. ―서울 종로구 삼봉로
어디론가 실려 가는 구급차. 구급차가 아프면 트럭이 달려오는 걸 이제야 알았네요. ―서울 노원구에서
어느 한복 대여소의 벽화입니다. 조선 화가 신윤복의 미인도를 재해석했네요. 좀 현대적인 느낌인가요? ―서울 종로구 북촌에서
야간 운전 중 만난 고라니. 비상등을 켜고 잠시 기다립니다. 짧은 만남이지만 오래 기억날 것 같네요. ―경북 안동시에서
집중호우에 뿌리째 뽑혀 떠내려가던 풀들이 천변 벤치에 걸려 있습니다. 꺾인 풀들에서 당시의 강한 유속이 느껴지네요. ―서울 성북구 성북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