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위암 첫 추월… 사실상 발병 1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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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국가암등록통계’ 발표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사실상 폐암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으로 꼽혔던 위암을 밀어내고 폐암 발생이 늘어난 것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9년 이후 처음이다. 한 해 새로 발생한 암 환자 수도 처음으로 25만 명을 넘어섰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를 29일 발표했다.

2019년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샘암(3만676건)이다. 하지만 갑상샘암은 검진 기술의 발달로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종양까지 암으로 진단된다는 ‘과잉 진단’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갑상샘암과 근소한 차이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한 폐암이 ‘사실상 1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9년 한 해 동안 폐암은 2만9960건 진단됐다.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던 위암 발생 건수(2만9493건)보다 467건 많다.

중앙암등록본부는 폐암이 크게 늘었다기보다는 위암 발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이 같은 순위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 암 검진사업의 내시경 검진 등으로 암으로 발전하기 전 단계인 위장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처치하는 빈도가 늘면서 위암과 대장암이 줄었다는 것이다. 국내 위암 발생 건수는 2011년 이후 연평균 4.5%씩 감소하고 있다.

폐암은 5년 상대 생존율(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암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34.7%로 낮아 치명적인 암으로 분류된다. 국내 암 사망 원인 1위 역시 폐암이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위축된 금연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 국민이 기대수명인 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이 발병할 확률은 37.9%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4명은 평생에 한 번은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남성의 경우 기대수명인 80세까지 살았을 때 39.9%에서 암이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기대수명 87세까지 살 경우 암 발병 확률이 35.8%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전체 암 발생 규모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19년 국내 신규 암 환자는 총 25만4718명으로 10만 명 수준이던 20년 전(1999년)에 비해 2.5배로 늘었다. 2019년을 기준으로 최근 20년 사이 암에 걸려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사람의 누적 숫자는 215만 명이다.

다만 암에 걸리더라도 5년 이상 생존하는 사람의 비율은 계속 상승했다. 2015∼2019년에 진단받은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0.7%였다. 약 10년 전(2006∼2010년) 65.5%에 비해 5.2%포인트 높아졌다. 보건당국은 국가 암 검진 사업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사례가 늘면서 암 환자의 생존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폐암#위암#2019 국가암등록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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