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팍한 육전의 마력[바람개비/이윤화]
소고기의 홍두깨나 채끝 부위를 얇게 저민 뒤 살짝 소금 밑간을 하고 밀가루 묻혀 톡톡 털어낸 뒤 달걀물에 넣었다 빼서 프라이팬에 부친다. 얄팍하여 고기도 달걀옷도 바로 익고 풍미는 진동한다. 식기 전에 젓가락이 가야 제맛이다. 간단한 조리법만큼 이름도 단순한 육전(肉煎). 깊은 맛을 …
- 202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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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의 홍두깨나 채끝 부위를 얇게 저민 뒤 살짝 소금 밑간을 하고 밀가루 묻혀 톡톡 털어낸 뒤 달걀물에 넣었다 빼서 프라이팬에 부친다. 얄팍하여 고기도 달걀옷도 바로 익고 풍미는 진동한다. 식기 전에 젓가락이 가야 제맛이다. 간단한 조리법만큼 이름도 단순한 육전(肉煎). 깊은 맛을 …
《1948년 2월 23일 모스크바 종합과학기술박물관 강당에서 “서구의 전쟁광”을 타도하고 소련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옹호하기 위한 시 낭송회가 열렸다. 행사에 동원된 스무 명의 시인 중 한 사람을 제외한 전원이 객석을 향해 놓인 무대 위 의자에 앉아서 사회자의 호명을 기다렸다. 객석…
의사가 환자를 치료한 임상 경험은 의학 발전의 꽃이라고 할 수 있지만, 불행히도 한의학적 임상 경험을 담은 조선시대 기록물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드물게 남은 임상 경험 서적은 무척 귀한 책이다. 그중에서도 영조 때 어의 이수귀가 남긴 ‘역시만필’이라는 책은 최고봉으로 꼽힌다. 그는…
최근 전두환 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 근현대사가 다시 한번 도마에 오르게 되었다. 필자는 유튜브 활동을 하는데, “전두환의 중동 동갑내기들”이라는 방송을 하고 있다.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와 터키의 케난 에브렌에 대해 라이브 방송을 했는데, 방송 와중에 나도 모르게 전두환,…
바닥을 닦는데 소파 밑에서 도토리가 굴러 나왔다. 떼구루루 반가운 기억과 함께. 지난가을엔 커다란 참나무가 있는 카페테라스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이따금 나무 바닥에 도토리가 떨어지는 자리였다. 똑 또르르르. 소리가 들리면 아이들이 달려가 도토리를 주워왔다. 큼지막한 내 외투 주…
술 취해 잠시 환락을 탐하노니, 어찌 시름에 잠길 여유가 있으랴.요즘에야 비로소 깨달았네, 옛사람의 책, 전적으로 믿을 순 없다는 걸.어젯밤 소나무 곁에 취해 넘어졌을 때, 내 취한 꼴이 어떠냐고 소나무에게 물었지. 소나무 움찔대며 나를 부축하려나 싶어, 손으로 밀치며 말했지, “비켜…
빗물을 흘려보내는 배수문. 자칫 삭막해 보이기 쉬운 시설이지만 한옥 문고리를 그려두니 주변 산책로가 한층 정겨워집니다. 저길 스윽 열어보면 조선시대 같은 과거로 가는 길이 열리지 않을까요? ―서울 정릉천에서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이유 없이 우울한 날엔 노먼 록웰(1894∼1978)의 그림을 뒤적이곤 한다. 일상 곳곳을 향해 있는 화가의 따스한 시선을 보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훈훈함이 느껴져서다. 록웰은 1910년대 중반 전업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주로 잡지 표지와 삽화를 그리며 명성을 쌓았다. 그…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이후 인간 연령 30세를 주제로 제작된 가장 강렬한 음악 작품이 아닐까. 영국 가수 아델이 지난달 6년 만에 낸 정규앨범 ‘30’ 말이다. ‘Rolling in the Deep’이나 ‘Someone Like You’ 같은 강력한 싱글이 없어도 좋다. 재생 버튼…
충북 청주시 내수읍 산속 마을. 널따란 잔디밭 주변에 2층짜리 아담한 단독주택 9채가 빙 둘러 서 있다. 청주 시내에 살던 건축가와 디자이너, 은행원, 자영업자 등 9가족이 의기투합해 만든 ‘소소다향’이라는 마을 공동체다. ‘더 적은 소유, 더 많은 향유’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들은 …
2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난 그의 이름은 돌림자인 ‘빛 광(光)’ 자를 딴 광철이가 됐어야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삐쩍 마른 아들이 강해지기를 바라 강(强)철이라고 지었다. 이번 시즌 프로야구 KT를 창단 첫 정상으로 이끈 이강철 감독(55)이다. 며칠 전 기자에게 이런 사연을 털어놓은…
기후변화 시대를 돌파하려면 경제성, 안정성, 친환경성 3박자를 겸비한 전력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인류가 풀어야만 하는 난제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전력대란은 시민들의 불편과 부담을 최소화하며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날씨에 관한…
지난달 서울 2분위(하위 20∼40%)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KB부동산 기준 8억7104만 원으로 전달보다 0.92% 떨어졌다. 2019년 10월 이후 2년 1개월 만의 하락이다. 한 단계 위인 3분위(하위 40∼60%) 아파트 값도 11억70만 원으로 0.05% 내렸다. 서울에서 아…
지난달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40대 부부를 포함해 총 5명이 1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로 확인된 데 이어 어제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달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의료진이 오미크론 변이를 세계보건기구에 처음 보고한 지 일주일 만에 국내 유입이 확인된 것이다. 이들이 그동안…
검사 출신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전 의원의 알선수재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이 어제 기각됐다. 곽 전 의원 아들은 2015년 대장동 민간 사업자인 화천대유에 취직해 올 3월 퇴직하면서 50억 원을 받았다. 그럼에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가 성립하는지 다툼의 여…
한미 국방장관은 어제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핵 위협의 고도화에 대응해 기존 작전계획을 수정 또는 대체하기 위한 새 전략기획지침(SPG)을 승인했다. 새로운 작계 마련을 위한 가이드라인 격인 SPG의 승인은 11년 만이다. 한미는 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3단계 평가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