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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함께 잠든 천안함 46용사… 뿔뿔이 흩어진 연평해전 6용사

입력 2015-07-08 03:00업데이트 2015-07-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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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현충원 4곳에 따로… “한자리에 안장” 여론 커져
크게보기따로따로 추모 천안함 전사 장병들과 달리 연평해전 전사 장병들은 국립대전현충원 내에 이곳저곳 떨어져 안장돼 지금이라도 한자리에 모아 추모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그저 함께 보고 싶어서 한자리에 안장해 달라고 말한 게 벌써 13년이네요. 그동안 우리 얘기는 뭐 하나 제대로 들어준 것이 없으니…. 이제 너무 지쳐 그런 얘기 다시 꺼내기도 겁이 나요.”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황도현 중사의 어머니 박공순 씨(63)는 7일 전화기 너머로 이렇게 말하며 울먹였다. ‘잊혀진 전쟁’이었던 제2연평해전은 최근 영화(‘연평해전’)가 개봉하고 관객이 300만 명을 넘어서면서 뒤늦게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박 씨의 마음에는 기쁨과 답답함이 엇갈렸다. 그는 “이제 바라는 건 아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는 것밖에 없는데 못난 부모 탓에 그렇게 못해 주는 것 같아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제2연평해전에서 숨진 윤영하 소령, 서후원 조천형 한상국 황도현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은 순직자다. 북한군의 도발에 맞서 싸우다 숨졌는데도 ‘전사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유가족들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은 같은 배(참수리 357호)에 타고 싸웠던 전우 6명이 오히려 죽어서 함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한곳에서 추모 국립대전현충원 내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다른 전사자와 함께 잠들어 있는 고 서승원 중사의 가족이 묘를 찾아와 정성껏 돌보고 있다. 동아일보DB
현재 윤 소령 등 6명의 묘는 대전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내 묘역 2곳에 나뉘어 자리하고 있다. 윤 소령의 묘는 장교 묘역인 211-4376에 자리하고 있다. 전투 직후 실종됐다가 함정 인양 때 조타실에서 발견된 한 중사의 묘는 일반사병 묘역(128-14960)에 있다. 윤 소령과는 약 150m 떨어진 곳이다. 쏟아지는 파편에 맞아 중상을 입어 84일 동안 치료를 받다가 숨진 박 병장의 묘(129-14828)는 더 멀리 있다. 윤 소령 묘에서 약 170m 거리다. 나머지 조천형 황도현 서후원 중사의 묘(128-14505, 6, 7)는 13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그나마 이 3명의 묘는 한곳에 나란히 모여 있다.

최근 영화 덕분에 참배객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은 별도의 안내판을 확인한 뒤 묘비를 일일이 확인해야 6명의 묘를 겨우 찾을 수 있다. 참배객들은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이 별도로 없다는 것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이달 초 영화를 관람한 뒤 대전현충원을 찾은 이모 양(17)도 “왜 제2연평해전에서 돌아가신 분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어야 하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6명이 같은 전투에서 숨졌는데도 이렇게 뿔뿔이 흩어져 안장된 이유는 장병들의 계급이 다르고 시신 발견 및 사망 시점에 차이가 있어서라는 것이 대전현충원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6명의 합동묘역 조성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은데도 나중에 이를 추진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일부에서는 당시 제2연평해전이 월드컵 분위기에 묻혀 이슈화되지 않은 것에서 더 큰 이유를 찾고 있다. 천안함 폭침 때는 46명에 이르는 전사자를 대전현충원 내 합동묘역(천안함46용사묘역)에 안장했다.

유가족들은 최근까지 ‘한곳에서 추모할 수 있게 해 달라’며 합동 묘역 조성을 건의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대전현충원 측은 “이미 1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현재 안장된 상황이 당시의 (안타까운) 상황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들은 대전현충원 측과 별도의 기념물을 만드는 것을 논의 중이다. 한 중사의 아버지 한진복 씨(69)는 “그동안 따로 묘역을 만들어 달라고 정말 애원했는데도 결국 안 됐다”며 “이제는 현충원에서 어떤 기념물을 만들 계획인지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dodo@donga.com·유원모 / 대전=이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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