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홍창의]대중교통이 살아야 도시가 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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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의 가톨릭관동대 교수·서울시 광화문교통대책위원장
홍창의 가톨릭관동대 교수·서울시 광화문교통대책위원장
광화문 교통문제 해결에 본격적으로 관여한 지 3개월이 됐다. 많은 고민 끝에 조사가 시작됐고 앞으로 조금씩 정책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몇 년 뒤면 광화문이 확 달라진다. 지금까지 광화문광장은 외딴 교통섬이었다. 넓은 차로 때문에 보행자의 접근성도 나쁘고 별다른 특색 없는 시멘트 벌판 같았다. 세종대로 차로는 왕복 16차로에서 10차로로 줄었고 앞으로 6차로로 축소된다.

세종문화회관 앞 차로도 사라지고 보행자 천국으로 바뀐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과 안국역, 지하철 1호선 종각역과 시청역, 5호선 광화문역이 연결된다. 역은 다르지만 환승이 가능한 ‘이역환승 시스템’이 완성된다. 광화문 세종대로는 우리나라의 도로원점 표지석이 있을 정도로 도로의 시발점이자 교통 중심지다. 교통수요관리 측면에서도 자가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으로 나아가는 게 시대의 흐름이다.

새롭게 조성되는 광화문광장 아래에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2개가 만나고 신분당선 연장선도 들어온다. 경기 파주 운정에서 화성 동탄까지 운행하는 GTX-A의 정차역이 신설되고 인천 송도에서 경기 남양주 마석까지 운영되는 GTX-B의 중간역도 생긴다. 용산에서 경기 고양 삼송으로 이어지는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 철도역도 생긴다. 그야말로 매머드급 ‘복합역’이 생기는 셈이다.

장기적으로는 도쿄의 야마노테(山手)선처럼 광화문역에서 출발해 도심을 순환하는 새로운 ‘프티(작은) 순환노선’이 생긴다. 관광지와 환승역만을 돌면서 지하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광화문역과 비슷한 파리의 샤틀레역은 최대 6개 노선의 이역환승이 가능하다. 광화문 시대를 연다는 의미는 대중교통의 혁신을 통해 광화문을 첨단 교통운영체계의 메카로 바꾼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우리나라 관광지는 역시 서울이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도 지하철이다. 광화문 주변에는 덕수궁, 경복궁, 서촌, 북촌, 미술관, 박물관, 청계천 등이 있다. 광화문 대중교통시대를 여는 것은 서울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교통을 공부하고 현실에 반영한 지 30년이 넘었다. 그간 교통이 좋아지면 경제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깨달았다. 대중교통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홍창의 가톨릭관동대 교수·서울시 광화문교통대책위원장
#광화문광장#세종대로#대중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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