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 오른 SK포, 감 떨어진 곰 두들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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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한국시리즈 기선 제압
PO 끝내기포 한동민 선제 투런… 두산 7회말 무사만루 기회 놓쳐
번트 실패-송구 실책 허둥지둥… 포스트시즌 첫 매진 열기 활활

프로야구 SK 박정권(왼쪽)이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 6회초에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린 뒤 한동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한동민은 1회초에 선제 2점 홈런을 터뜨렸다. 박정권과 한동민의 홈런포를 앞세운 SK가 7-3으로 승리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프로야구 SK 박정권(왼쪽)이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 6회초에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린 뒤 한동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한동민은 1회초에 선제 2점 홈런을 터뜨렸다. 박정권과 한동민의 홈런포를 앞세운 SK가 7-3으로 승리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SK 외야수 한동민은 지난주 금요일을 뜨겁게 달궜다. 2일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0-10 동점이던 연장 10회말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쳐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한동민의 홈런 장면과 홈런 세리머니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한동민은 이틀 전 홈런의 여운이 여전히 가시지 않은 듯했다. 한동민은 “끝내기 홈런 장면을 여러 번 돌려봤다”며 “아마 영상 조회 수의 3분의 1은 내가 올렸을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한동민은 이날 시작된 한국시리즈에서는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한동민은 1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선발 린드블럼의 2구째 몸쪽 낮은 컷 패스트볼(시속 140km)을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SK는 이날 한동민의 선제 2점 홈런과 6회초 박정권의 역전 결승 2점 홈런 등으로 7-3으로 승리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지난해까지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은 34회 중 25차례(73.5%)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SK로서는 예상을 뛰어넘은 승리였다. 정규시즌 2위 SK는 넥센과의 플레이오프에서 5경기를 치르면서 모든 전력을 쏟아부었다. 특히 2일 5차전에 에이스 김광현과 외국인 투수 켈리를 투입하는 바람에 한국시리즈 1차전은 3선발인 박종훈이 선발 등판해야 했다. 이에 비해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두산은 컨디션을 점검하며 상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1차전 선발은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에이스 린드블럼이었다.

하지만 경기 양상은 정반대였다. SK가 매끄럽게 경기를 풀어간 반면 두산은 20여 일간의 실전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SK는 한동민과 박정권의 홈런 두 방이 결정적이었다. 한동민의 선제 홈런으로 초반 분위기를 가져온 SK는 2-3으로 역전당한 6회초 박정권의 우월 2점 홈런으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도 효과를 봤다. 선발 투수 박종훈을 5회 도중 교체했고, 산체스에게도 1과 3분의 2이닝밖에 맡기지 않았다. 왼손 중간계투 요원 김태훈은 7회부터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9회 마운드에 오른 정영일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여러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3-4로 뒤진 7회말 무사만루 찬스를 놓친 건 두고두고 아쉬웠다. 오재일이 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김재호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연결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이에 앞서 6회말에는 허경민의 번트 실패와 오재원의 도루 실패가 이어졌다. 두산은 안타 7개와 볼넷 9개를 얻고도 3득점에 그쳤다. 잔루는 11개나 됐다. 9회에는 1루수 오재일의 송구 실책이 빌미가 돼 2점을 더 내줬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1차전을 잡았다는 건 좋은 의미다. 다음 경기도 역시 이기고 싶고, 마지막 경기도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올해 포스트시즌 들어 모처럼 만원 관중(2만5000명)을 기록했다. 양 팀의 2차전은 5일 오후 6시 반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SK는 문승원을, 두산은 후랭코프를 선발로 예고했다.
 
이헌재 uni@donga.com·임보미 기자
#프로야구#한국시리즈#sk#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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