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개헌특위는 ‘제자리걸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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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案 내라” “6월 투표 안돼”… 19일 전체회의 또 여야 평행선

청와대의 개헌 드라이브에 비해 국회의 ‘개헌 시계’는 아예 멈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야는 19일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헌정특위)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지난 헌법개정 특위 때와 똑같은 논의만 반복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약속한 자체 개헌안을 공개하라고 압박했고 한국당은 민주당이 6·13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에만 몰입한다고 비판했다. 양측이 철지난 레코드판만 반복해 틀면서 “여야 모두 개헌 의지가 있긴 한 거냐”는 자성론까지 나왔다. 이대로 가다간 대통령 개헌안을 국회에서 표결해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여야 간 충돌 지점은 지난해 개헌특위 때와 차이가 없었다. 오전 헌정특위 기본권 소위원회에서는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 ‘촛불혁명’을 넣는 문제로 충돌했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시작부터 이념 대결로 가는데, 지금 우리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회의가 든다.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려고 서두르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는 거냐”고 말했다.

권력구조 개편 논의도 한 발짝도 못 나갔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극복한 분권형 개헌으로 21세기 시대정신을 담은 한국형 권력구조 형태를 만들어 내자”고 했다. 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헌법 개정만큼은 의원 모두의 소신을 이야기할 기회가 더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이제는 핵심 쟁점에 더 초점을 집중해 논의를 해야 할 시기”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도 “(한국당 의원들이) 지난해 개헌특위에서 1년 내내 나온 얘기를 하고 있다. 지금은 신속히 교섭단체안을 확정하고 교섭 협상에 들어갈 시기”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6·13지방선거에 적용될 광역의원 정수 확정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헌정특위 3당 간사가 전체회의 도중 따로 모여 증원 규모를 논의했지만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해 12월 13일까지 광역의원 정수와 선거구를 획정해야 했다.

한편 여야 원내대표들은 이날 국회의장과 회동을 하고 법제사법위원회 파행으로 공전된 국회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청와대#개헌#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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