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 맹위, 왜?…전문가 “기온 상승이 한파 초래, ‘지구 온난화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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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13일 1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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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군 맹위

사진=동장군 맹위.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사진=동장군 맹위.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등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한파가 ‘지구 온난화의 역설’ 때문이라는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겨울에 평년보다 더 추워지는 것도 바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의 영향 때문”이라며 “저희들은 이것을 지구온난화의 역설이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반 센터장은 “우리나라 5km 상공에 영하 30도의 한기가 내려와서 우리나라 북동쪽에 상층 저기압을 만들었다. 이게 고기압이 동쪽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만든다”며 “그러다 보니까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계속 유입되고 강화시킨다. 한기를 우리나라 쪽으로 끌어내리는 역할도 한다. 차가운 고기압이 계속 위치하다 보니까 추운 날씨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극에 보면 폴라 보텍스(북극과 남극 대류권 중상부와 성층권에 위치하는 소용돌이 기류)라고 부르는 극 소용돌이 기류가 있다. 그런데 이게 굉장히 강한 한기다. 보통 겨울에는 북극의 한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제트기류(대류권 상부 또는 성층권 하부 영역의 공기 흐름)다”라며 “북극의 기온이 낮을 때는 북극하고 중위도 간의 기온 차이가 커지면서 제트기류가 아주 강하게 동서(東西)운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제트기류가 북극의 한기가 내려오는 걸 막아준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해서 북극의 기온이 올라가다 보니까 북극 기온과 중위도 기온 차이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러다 보면 북극 한기를 막아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오히려 남북(南北)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즉,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남북운동을 하는 제트기류를 타고 북극 한기가 남쪽으로 내려와 한파가 닥친다는 것.

반 센터장은 “이례적인 역대급 12월 추위인데 1월, 2월에도 평년보다 기온은 낮을 것이다. 그러나 평년보다 3도 이상 낮은 그런 혹한은 아닐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기온의 높낮이가 심한 겨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13일 기상청은 “중부내륙과 경부내륙, 전북북동내륙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오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져 매우 춥겠다”며 “이번 추위는 내일(14일)까지 이어지면서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곳이 많겠고, 낮 기온도 중부지방은 영하권에 머물러 매우 춥겠다”라고 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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