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PS 첫 관전포인트 ‘언더독의 반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17일 05시 30분


KGC인삼공사 서남원 감독-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KGC인삼공사 서남원 감독-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치열한 순위싸움 끝에 V리그가 ‘봄 배구’ 여정에 돌입한다. 지난 시즌 남녀부 챔피언 OK저축은행과 현대건설이 모두 봄의 문턱을 넘지 못한 가운데 과연 왕좌를 차지할 새 주인공은 누구일지 관심이 쏠린다. V리그 포스트시즌의 첫 페이지를 장식할 관전포인트는 ‘언더독의 반란’이다. 스포츠에서 언더독이란 우승 혹은 승리 확률이 적은 팀을 가리킨다. 그런데 이 부정적인 어휘 뒤에 반란이란 단어가 붙은 이유는 약자를 응원하게 되는 동정심리 때문이다. 통쾌한 역전이 불러오는 쾌감은 스포츠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필수요소이기도 하다.

● ‘꼴찌 후보’의 역습, 인삼공사

첫 번째 언더독의 반란을 꿈꾸는 팀은 여자부 인삼공사다. 현대건설과 접전 끝에 3위를 차지한 인삼공사는 시즌 전만 하더라도 봄 배구와는 거리가 먼 팀으로 꼽혔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친 데다 올 시즌을 앞두고 주축 레프트 백목화와 이연주가 팀을 떠났다. 설상가상 트라이아웃 1순위로 선발한 외국인선수 사만다 미들본마저 계약에 이르지 못해 전력 구성에 애를 먹었다.

우여곡절 끝에 출발한 인삼공사는 그러나 예상을 깨고 반전 드라마를 써내려갔다. 개막 후 3연패에 빠졌지만, 2라운드와 4라운드에서 각각 4승씩을 추가해 단숨에 중상위권으로 도약했다. 공격에선 외국인선수 알레나 버그스마가 선봉장 역할을 자처했고, 후위에선 리베로 김해란을 주축으로 한 거미줄 수비가 상대공격을 원천봉쇄했다.

물론 인삼공사의 반격이 플레이오프에서도 통할 지는 미지수다. 18일부터 만나는 IBK기업은행에 유독 약했기 때문. 인삼공사는 올 시즌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2승4패로 밀렸다. 역대 전적을 따지더라도 9승27패로 좋지 못했다. 그러나 서남원 감독은 “보너스 게임이란 생각으로 밝고 신나게 마지막까지 해보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KGC인삼공사 알레나. 스포츠동아DB
KGC인삼공사 알레나. 스포츠동아DB

● 한국전력 “내우외환은 끝났다”

올 V리그를 떠들썩하게 만든 팀은 역시 남자부 한국전력이었다. 주전 의존도가 심한 한국전력은 시즌 초반부터 ‘특수부대’라는 별명 아래 하루하루를 힘겹게 헤쳐 나갔다. 전광인~아르파드 바로티~서재덕으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은 모두가 두려워하는 대상이었지만, 이들 중 한 명이라도 빠지면 정상적인 경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전력 불균형이 심했다. 여기에 ‘5세트의 악몽’은 한국전력을 더욱 곤경에 빠트렸다. 시즌 총 36경기 가운데 무려 16번의 풀세트 게임을 치르며 주전선수들의 체력은 일찌감치 곤두박질 쳤다.

팀 외적으로도 어려움은 계속됐다. 지난달 14일 이른바 ‘유니폼 사태’가 터져 분위기가 침체일로로 향했다. 봄 배구가 달려있던 상황인지라 당시만 해도 한국전력의 전망은 밝지 못했다. 게다가 사건의 중심에 주전 세터 강민웅이 있어 신영철 감독의 걱정은 늘어만 갔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위기에서 더욱 똘똘 뭉쳤다. 이내 전력을 가다듬고 반격에 나섰다. 중위권 일전이었던 2월26일 삼성화재전을 따낸 뒤 이달 3일 선두 대한항공마저 제압해 봄 배구행 막차에 탑승했다. 어렵사리 봄의 문턱을 넘은 한국전력의 상대는 현대캐피탈. 한국전력은 올 시즌 현대캐피탈전에서 5승1패로 강한 면모를 보이며 상대의 선두 등극에 고춧가루를 뿌렸다. 남자부 플레이오프 첫 관전 포인트도 바로 여기에 있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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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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