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어제와 오늘을 동시에…센트럴의 매력 탐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9일 20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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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2~3일의 짧은 일정으로 홍콩을 처음 방문한다면 어디부터 가야할까. 그리고 홍콩의 역사와 로컬들이 즐겨찾는 전통 맛집부터 센스있는 까페, 개성넘친 상점에서 그네들의 일상과 홍콩의 속살을 함께 느껴보고 싶다면 일정을 어떻게 짤까.

홍콩의 올드타운 센트럴 지역은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갖는 이 질문과 기대에 대한 좋은 답이다. 홍콩은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확연히 작은 곳이지만, 오밀조밀하게 다양한 볼거리를 갖고 있어 작심하고 본다면 최소 5일은 필요하다. 센트럴은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한정된 여행자들이 홍콩을 ¤은 시간에 밀도있게 즐길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대안이다.

실제로 센트럴 지역은 요즘 우리나라 홍콩 방문객에게 거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고 있고, 홍콩관광청 역시 자국을 찾는 해외여행자들에게 이곳의 매력을 소개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 홍콩의 어제와 오늘 만나는 스트리트 투어

빨리 걸으면 반나절이면 다 돌아보는 좁은 지역 센트럴에는 홍콩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한다.

아침저녁으로는 시간에는 금융, 상업의 주요 기업이 몰려 있어 활기찬 현대 홍콩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고층 건물 뒤의 ‘고우 스트리트’(Gough Street)에서는 중국 혁명가 쑨원의 발자취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중국인과 서양인들이 함께 서양식 교육을 받은 센트럴 스쿨이 처음 세워진 곳이다. 쑨원이 청소년 시절 다녔던 이 학교를 다녔다. 지금은 식당, 인테리어 숍, 카페, 갤러리 등이 모여 있어 홍콩인들과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 관광객의 맛집순례에 빠지지 않는 양조위의 단골 소고기 국수집 ‘카우키’와 토마토 국수로 유명한 ‘신흥유엔’이 이 곳에 있다.

‘포제션 스트리트’(Possession street)도 홍콩 근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1841년 1월 처음으로 영국군이 홍콩에 자리잡은 곳이다. 150여년의 영국 식민지 시대를 상징하는 ‘포제션 포인트’가 있다. 린드허스트 테라스Lyndhurst Terrace)에는 쑨원이 1895년 청나라에 반대하며 광동 봉기계획을 세우기 위해 모임을 가졌던 레스토랑 자리가 있다. 1954년 오픈한 에그 타르트집 ‘타이 청 베이커리’가 있다.

미드래벨 주택가에는 ‘쑨원 기념관’이 있다. 20세기 초 홍콩의 대부호가 살던 4층짜리 집을 옮겨와 그대로 재건해 건축유적으로도 가치가 크다. 빨간색 벽돌의 외관과 우아한 테라스, 나무 바닥과 계단으로 만들어진 내부를 둘러보면 20세기 초 홍콩의 건축 양식과 실내 장식을 알 수 있다.

헐리우드 로드 만모사원 옆에는 케인 로드 방면으로 올라가는 긴 계단이 있다.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 사다리처럼 보이는 래더 스트리트(Ladder street)다. 계단은 1841년에서 1850년도까지 돌로 만든 것으로 총 350mdml 계단을 오르다보면 양 옆으로 홍콩의 주택가부터 떠오르는 핫 플레이스 포호를 모두 볼 수 있다.


● PMQ, 포호, 소호…홍콩의 미래, 젊은 열정 느끼고 싶다면 이곳으로.

젊은 아티스트의 공방과 개성있는 디자이너 숍들이 입점해 있는 PMQ(Police Married Quarters)는 원래 1951년에 지어진 경찰학교 기숙사 건물이었다. 2014년부터 아트 중심의 신진 디자이너 숍과 스튜디오, 레스토랑과 팝업 스토어 등이 들어서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독특하면서도 활력있는 장소의 대명사가 되었다. 두 개의 빌딩에 100여개가 넘는 숍들이 입점해 있고, 가운데 넓은 광장에는 홍콩의 크고 작은 이벤트가 항상 열린다.

헐리우드 로드에서 미드레벨 지역으로 올라오다 만나는 타이핑샨 스트리트와 포힝 스트리트를 포함하는 포호 지역은 현재 홍콩에서 핫한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이다. 헐리우드 로드를 기준으로 남쪽을 소호, 북쪽을 노호라고 한다면 이곳은 포 힝 퐁(Po Hing Fong)의 이름을 따서 포호라고 부른다.

소호나 노호와는 달리 이 곳은 빈티지스럽고 자유분방한 것이 특징이다. 거리 벽면을 장식한 멋스러운 그래피티부터 빈티지 가구점, 앤티크 갤러리, 디자이너 소품 숍들이 모이면서 한창 뜨고 있다. 각종 화보 촬영지로도 사용되는 포호는 소호나 노호에 비해 비교적 한적해 아직은 여유로운 분위기다.

포호 지역이 급부상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홍콩사람들이 오래도록 꾸준히 사랑하는 거리는 역시 소호다. 어느 나라의 어떤 음식을 먹고 싶든지 소호에서는 모두 가능할만큼 소호의 작은 거리에 자리 잡은 기게와 식당들은 나라와 인종을 초월하고 있다. 레스토랑, 바, 클럽, 갤러리 등 홍콩의 엔터테이먼트 문화를 집약적으로 만날 수 있다.

센트럴의 헐리우드 로드에서는 세계 각국의 아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영국 식민 시대 당시 중국 무역상들이 영국인과 유럽인들에게 물건을 사고 팔았던 역사가 그대로 내려오고 있다. 컨템퍼러리 아트 갤러리, 앤티크 숍과 부티크 상점들이 모여 있다.

포팅거 스트리트(Pottinger Street)는 연말이나 명절 때 홍콩에서 가장 붐비는 곳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퀸스 로드 센트럴에서 포팅거 호텔을 지나 린드허스트 테라스로 올라가는 가파른 언덕길을 울퉁불퉁하게 돌 조각들로 포장해 만들었다. 센트럴 지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으로 각종 코스튬 가게, 주얼리 상점 등 각족 악세사리나 파티 용품에 필요한 숍들이 빼곡히 모여 있다.


● 금강산도 식후경, 센트럴의 핫한 미식투어

만모 사원과 가까운 이탈리안 레스토랑, ‘208 두에첸토 오토’(208 duecento Otto)는 화려하면서 눈에 띄는 외관과 실내 벽면을 장식하는 우아한 프린팅이 인상적인 곳이다. 1층은 오픈 테라스이고 2층은 통유리여서 한적한 홍콩의 거리를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다. ‘208 두에첸토 오토’옆에는 태국 레스토랑 ‘차차완’(Chachawan)이 있다. 정통 태국 식당이 아니라 칵테일과 맥주를 곁들일 수 있는 캐주얼한 분위기의 맛집이다. 고우 스트리트 초입의 일본라면집 ‘슈게츠’(Shugetsu)는 풍미가 가득한 국물과 매일 직접 뽑는 면으로 인기가 높은식당이다. 면과 국물이 따로 나오는 츠케멘이 이 곳의 대표 요리다.

젊은 예술가들의 총본산, PMQ에는 ‘카페 라이프;가 있다. 일본인 파티셰 주인이 숍에서 매일 구워내는 쿠키와 신선한 롤케이크가 대표메뉴다. 포호 입구의 해리티지 하우스는 중국의 차와 간단한 다과를 판매하는 찻집이다. 차 뿐 아니라 다도에 필요한 여러가지 티 세트도 함께 구입할 수 있다. 가게에서 주인이 차분하게 내려주는 여러 종류의 차를 먼저 시음할 수도 있다.

PMQ 맞은편 YMCA 센터로 가는 골목에 있는 ‘리틀 바오’(Little Bao)는 홍콩식 샌드위치 번으로 유명하다. 고소한 빵에 특제 소스로 만들어진 패티가 햄버거와는 다른 색다른 맛으이다. 부드럽게 튀긴 번에 녹차 아이스크림을 채운 디저트도 많이 찾는 메뉴다. 주중에는 저녁에만 영업하는 레스토랑으로 늘 줄이 길게 서 있다.

‘올림피아 그래코 이집션 커피’(Olympia Graeco Egyptian Coffee)는 홍콩에서 가장 완벽하게 원두를 로스팅한다고 소문난 곳이다. 1927년에 문을 열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에서 품질이 좋은 원두 뿐 아니라 커피 용품도 구입할 수 있다.

소호 엘진 스트리트의 중국 요리점 ‘청킹 쓰촨’(Chongqing Szechuan)은 중국의 가정집처럼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다. 테이블이 10개도 안되는 좁은 공간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쓰촨 스타일 매운 요리를 메인이다. 전문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베이징 오리도 주문할 수 있다. 저녁에만 문을 연다.

헐리우드 로드 근처의‘호 리 푹’(Ho lee Fook)은 동양적이면서 동시에 서양적인 세련된 실내 인테리어와 펍처럼 시끌벅적한 분위기로 트렌드 세터와 셀러브리티가 즐겨찾는 장소이다. 파무침이 올려진 돼지 등갈비 구이는 바삭한 껍질과 부드러운 육질로 인기 메뉴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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