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부동 성결교회, 서울시 첫 ‘우수건축자산’ 등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4일 14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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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 지 87년 된 서울 종로구 체부동의 성결교회가 서울시 최초의 ‘우수건축자산’으로 지정됐다. 서울시는 23일 건축위원회를 열고 서촌의 대표적인 근대건축물인 성결교회를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하기로 의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우수건축자산은 문화재는 아니지만 역사적·사회문화적 가치가 큰 건축물이나 공간환경, 사회기반시설을 말한다. 2014년부터 시행된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도 건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등록한다. 개축이나 수선 때 최대 1억 원까지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고 건폐율이나 주차장 확보 등 관계법령의 일부 규정도 완화해서 적용받을 수 있다. 성결교회는 경기 화성시의 매향리 쿠니사격장에 이어 전국 두 번째 건축우수자산으로 등록됐다.

일제강점기인 1931년에 건축된 성결교회는 근대 건축양식과 한옥이 어우러진 벽돌건축물로 건축사적 의미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처음에는 벽면을 한 단에 벽돌의 긴 면과 짧은 면이 번갈아 보이도록 쌓는 ‘프랑스식 쌓기’로 지었다가 나중에 확장할 때에는 한 단에는 긴 면만, 다른 단엔 짧은 면만 보이도록 하는 ‘영국식 쌓기’를 활용한 독특한 형태다. 전문가들은 “양반들이 주로 살았던 북촌과 달리, 서촌에는 문화에 개방적인 중인(中人)들이 주로 살아 서구 문화의 상징인 교회가 들어설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성결교회는 지난해 5월 소유권이 서울시로 옮겨졌다. 서촌에 주민이 떠나고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급증한 땅값에 교회가 밀려날 위기에 처하자 성도들이 서울시에 먼저 매각을 제안했다. 교회는 현재 일요일에만 예배당으로 이용되고 주중에는 거의 비어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체부동 생활문화센터’로 리모델링해 서양식으로 만들어진 본당은 시민 생활오케스트라의 공연장·연습실로, 부속건물인 한옥의 내부는 마을카페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정수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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