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1與3野, 안보는 2與2野… 4당 합종연횡 본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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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4당 원내대표 첫 회동

 국회가 29일 새누리당 분당 후 첫 본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4당 체제를 가동했다. 3각 분할이던 의회 권력이 네 갈래로 나뉘면서 정국 운영은 한층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 국민의당 이어 신당도 캐스팅보트?

 국민의당이 이날 4선의 주승용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하면서 여야 4당은 새로운 원내 지도부 구성을 마쳤다. 주승용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새누리당 정우택, 개혁보수신당(가칭) 주호영 원내대표 등 4당 원내 지도부는 30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첫 회동을 연다. 이 자리에서 상임위 정수 조정 등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4당 원내대표가 처음 머리를 맞대지만 앞으로 20대 국회가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지금까지 20대 국회는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과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힘겨루기 속에서 국민의당이 사안별로 캐스팅보트를 쥔 형국이었다. 보수신당의 가세로 여야가 1 대 3으로 재편됐지만 정책이나 사안별로 2 대 2 또는 3 대 1의 혼란스러운 합종연횡이 난무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새누리당이 수세에 몰리는 1 대 3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촛불민심 속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물론이고 보수신당 역시 경제 민주화 등을 내세우며 ‘개혁 선명성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보수신당 정병국 창당추진위원장은 이날 “부패 스캔들 대처와 교육 개혁, 재벌 개혁 등을 추진하겠다”며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헌법정신을 유린한 심각한 사건으로 철저히 규명할 생각”이라고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방어벽을 높게 쌓아야 하는 새누리당으로선 한 석 차이로 재적의원 3분의 1인 100석이 무너진 게 못내 아쉬운 대목이다. 원내의석 3분의 2 이상을 확보한 야 3당이 힘을 모을 경우 국회선진화법을 동원하더라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사안별로는 보수신당이 새누리당과 손잡는 2 대 2의 균형 국면이 전개될 수도 있다. 경제 분야에서 ‘좌클릭’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보수신당은 ‘안보는 보수’라는 가치를 굳건하게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보수신당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나 한미 동맹 등 안보 현안을 두고는 새누리당과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크다.

○ 별 인연 없는 4당 원내대표

 4당 원내대표들이 서로 특별한 인연이 없다는 게 또 다른 특징이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호남(전남 고흥) 출신으로 새누리당 정우택(부산), 민주당 우상호(강원 철원), 개혁보수신당 주호영(경북 울진) 원내대표와 모두 출신 지역이 다르다. 정치에 입문한 배경도 다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86그룹(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한 운동권)에서 정치권에 진입한 반면 주승용 원내대표는 옛 김한길계 출신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비주류 진영에서 활동했고,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방자치단체장(충북도지사)을 지낸 친박(친박근혜)계 인사여서 새누리당 대 반(反)새누리당 구도가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4당 체제로 국회가 재편되면서 본회의장 좌석 배치도 크게 바뀌었다. 기존 원내 1당으로 본회의장의 가운데 자리를 차지했던 새누리당은 2당으로 밀리면서 ‘상석(上席)’을 민주당에 넘겨줬다. 대신 새누리당은 의장석을 바라보고 맨 오른쪽에, 새누리당에서 떨어져 나온 보수신당은 맨 왼쪽에 자리했다. 이날 새누리당과 보수신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의원들 사이에선 “분당(分黨)을 실감했다”는 말들이 나왔다.

길진균 leon@donga.com·강경석·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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