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 현대사학회, 국정 교과서 1948년에 “ 대한민국 건국” 주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8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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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계열로 분류되는 보수 성향의 학자들이 모여 출범한 한국현대사학회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학술 세미나를 열어 "국정 교과서가 1948년을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표현한 것은 절충주의적 태도에서 나온 미흡한 표현"이라고 비판하며 "'대한민국 건국'이라는 표현이 올바르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세미나에 참여한 토론자들은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 서술된 '대한민국 수립' 표현을 강하게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을 세운 사람들을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s)'라고 하지 '성립 혹은 수립의 아버지'라고 하지 않는다"며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이 건국됐다고 써야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 역사교과서 현대사 부분 집필진 가운데 역사학자가 없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 교수는 "건국이라는 건 고도의 정치적 행위이고 건국을 가장 많이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정치학"이라며 "교과서의 현대사 부분을 쓸 때 정치학, 정치 사상, 국제 정치 등의 학문이 동원돼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도 강하게 '대한민국 건국'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도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처럼 각고의 노력 끝에 완성되었기에 건국으로 표현해야 맞다"며 "유독 대한민국에 대해서만 '건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대한민국의 국가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는 박정희 정부 시기의 경제 발전 서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정부와 기업의 노동탄압은 합리화하는 발언도 나왔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정 교과서로 인해 교과서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며 국정화 자체를 비판하면서도 교과서의 산업화 부분 서술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 교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설립한 것에 대해 "KIST가 설립되면서 해외 두뇌유치가 본격화됐다"며 "지도자의 혜안이 돋보인다"고 주장하면서도, 국정 교과서가 과거 정부와 기업인들이 경제발전을 명분으로 노동운동을 탄압했다고 기술한 부분은 반박했다. 그는 노동운동가 전태일이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기업에 반발해 분신자살한 것에 대해 "당시는 근로기준법이 지켜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봉제공장 노동조합 결성이 안됐던 것은 억압 때문이 아니라 봉제공장의 특성이 그랬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지원 기자 z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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