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혀 먹었는데 콜레라? 거제서 확진판정 나오자 당국 전전긍긍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1일 14시 21분


코멘트
“익혀 먹었다고 하는데도 콜레라 확진 판정이 나오니….”

31일 경남 거제에서 확인된 전국 세 번째 콜레라 환자 관련 브리핑을 한 홍민희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은 “환자가 ‘날 것은 먹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보건당국은 “개인 위생수칙을 잘 지키고 음식을 끓여 먹으면 콜레라 감염 위험이 없다”고 설명해 왔다. 100도C 이상에서 30초 끓이라는 당부도 곁들였다.

거제시 옥포동 김모 씨(64)는 19일 거제시내 H수산 개업 행사장에서 정어리와 오징어를 사 집에서 요리해 이틀 동안 부인(61)과 함께 먹었다. 정어리는 굽고 오징어는 끓는 물에 데쳤다고 한다.

21일 설사 증세를 보인 김 씨는 3일간 집에서 머물다 복통과 설사가 심해지자 24일 거제 C내과에서 수액치료를 받았다. 그래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25일 D병원에 입원했지만 오히려 심한 탈수로 급성신부전까지 왔다. 다음날 부산 동아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김 씨는 4일 동안 집중치료를 받고 30일 일반병실로 옮겨 입원 중이다. 부인은 음성으로 나왔다.

경남도는 오징어를 살짝만 데쳤기 때문인지, 아니면 조리기구 등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정밀하게 조사해야 감염경로를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 국장은 콜레라 1, 2번 환자와 연관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거주지 관련성이 없어 집단발병 가능성은 낮고 간헐적인 발생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는 콜레라균이 예전의 두 환자와 동일한 유전자형인지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지문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홍 국장은 “왜 거제에서 잇따라 콜레라 환자가 생기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이유는 모른다. 그러나 지역적인 문제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보건 및 방역시스템 강화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와 경남도는 첫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직후 “의료기관은 콜레라 의심 시 지체 없이 보건소에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김 씨가 거친 병원들은 29일까지 신고를 하지 않다가 30일 오후 C내과에서 “콜레라 의심환자가 발생했다”며 거제시 보건소에 전화로 알렸고 거제시 보건소는 경남도 등으로 전파했다. 경남도는 도내 의사회·약사회·한의사회·병원협회 등에 “콜레라 의심 환자에 대해서는 신고를 철저히 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또 해안지역 7개 시군에 대해 하루 두 차례, 나머지 11개 시·군에 대해 한 차례 방역하던 것을 이날부터 전역에서 하루 두 차례로 늘렸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