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흥행에 펄펄… 공모주 시장 ‘폭염주의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올해 15개 종목에 27조원 몰려

11일 상장한 해태제과식품(해태제과)의 주가가 급등하며 공모주 투자 열기에 불씨를 당기고 있다. 해태제과 주가는 최근 3거래일간 하락했지만 여전히 공모가 대비 200% 넘게 올라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호텔롯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어급 기업 등을 포함해 110여 곳의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올해 사상 최대의 공모주 장이 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제외하고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종목은 15개이며, 일반 투자자들의 청약 증거금으로만 약 27조 원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27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용평리조트는 17, 18일 이틀간 진행한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291 대 1의 경쟁 속에 청약증거금으로만 약 2조7482억 원을 끌어모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상장한 해태제과의 상승세가 투자자들을 공모주 시장으로 끌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공모가 1만5100원으로 상장된 해태제과 주가는 3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르며 17일 6만 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며 20일 4만6150원까지 내렸지만, 여전히 공모가보다 3배 이상으로 높은 수준이다. 해태제과를 포함해 올해 상장한 14개 새내기주(株)의 주가는 공모가보다 평균 30.4% 올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1.81%, 코스피는 연초 대비 0.3% 하락했다. 투자상품 대부분의 성과가 좋지 않은 가운데 공모주 투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의 연이은 상장 계획 발표도 공모주 투자에 불을 지피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호텔롯데는 다음 달 29일 상장하기로 했다. 공모 물량은 4785만5000주이며, 희망 공모가는 9만7000∼12만 원이다. 공모가가 12만 원으로 정해지면 공모 금액이 약 5조7426억 원에 이르게 된다. 현재 최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4조8881억 원)을 뛰어넘게 된다. 시가총액 1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삼성그룹의 바이오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같은 날 한국투자증권과 씨티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절차에 들어갔다. 소형 건설장비회사 두산밥캣, 게임회사 넷마블게임즈, 바이오회사인 셀트리온 헬스케어와 CJ헬스케어 등도 IPO를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대형사들의 IPO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주가 흐름도 부진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는 물론이고 기관투자가도 공모주 투자를 통해 수익률 향상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본시장을 통해 사업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는 “시중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 자금도 많고, 바이오회사 등 최근 투자 트렌드에 맞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어 공모주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거래소는 올해 신규 상장 기업이 사상 최대 수준인 130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앞으로 110여 개의 상장이 대기하고 있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과 동시에 하락하는 새내기주도 적지 않다”며 “공모주에 투자하려면 신규 상장 기업의 재무 상태나 전망 등을 충분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해태제과#공모가#공모주 시장#주식#상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